[연중기획] 글로벌 시장 이렇게 공략하라(5) 중남미…수억명 인구 밀집에 문화 수준 '천양지차'

국내 업체들은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우리나라를 압도하는 빅마켓에서의 영향력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가파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 개척에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해외 빅마켓은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업체들조차도 규모 측면에서부터 큰 격차를 보이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중이다. 때문에 오히려 신흥 시장에서 긴밀하게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것도 새로운 활로 모색의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중남미는 수억명의 인구가 밀집된 지역으로 게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현지 특성을 파악하고 신중히 수출 항로를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하며 기반을 닦아왔다. 중남미 시장에서도 일찌감치 성공 사례가 나타났다.

제페토는 지난 2010년 브라질 시장에서 FPS ‘포인트블랭크’를 선보였다. 이후 동시접속자 5만명을 달성하며 현지 최고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이는 e스포츠 흥행까지 이어지며 현지 FPS 최고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짐에 따라 전성기 최고 기록에 미치진 못하게 됐으나 여전히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제페토는 지난 2015년 이 같은 유저풀을 바탕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자체 플랫폼 ‘제페’를 구축하는 등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링크타운의 ‘데몽헌터’를 론칭하며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추진하는 등 도전을 거듭해왔다.

# 제페토 등 중소업체 첫 도전

소프트닉스도 중남미 시장에서 ‘건바운드’ ‘라키온’ ‘울프팀’ 등을 흥행시키며 온라인게임 수출 강국에 기여한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자체 개발작 뿐만 아니라 ‘오퍼레이션7’ ‘러브비트’ 등 소싱 작품까지 선보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지난해 펀플웍스가 소프트닉스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변화를 맞이하기도 했다. 양사는 현지 서비스 인프라 및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남미 시장은 이와 같이 일찌감치 수출 항로 개척에 나서 안착한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 업체들이 쉽게 도전할 수 없다는 평도 적지 않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을 포함한 중남미 시장은 2020년까지 21억 8600만 달러(한화 약 2조 3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3개국의 6억 20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밀집된 시장이라는 점에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새로운 수출 항로 모색에 분주한 우리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다만, 중남미 시장의 집계가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아 당국의 자료와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용을 조합해 추정하는 실정이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의 인구는 각각 2억명, 1억 2000만명으로 집계돼 중남미의 핵심 국가로 꼽히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수치도 브라질이 2조 달러를 넘어섰고 멕시코도 1조 달러 수준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PBIC 2017 현장전경.

# 6억 인구의 거대 시장

1인당 GDP는 브라질이 1만 달러, 멕시코 9000달러,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각각 1만 4000달러 규모로 조사됐다. 게임 콘텐츠에 대한 구매력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가파른 성장세가 이를 곧 상쇄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페인어 사용 인구가 4억명, 포루투갈어는 2억1000만명이라는 점도 놓쳐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사용 인구가 많긴 하지만 언어 현지화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 등의 언어 유저의 매출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서다. 가장 많은 유저가 사용하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의 매출 규모는 각각 8위와 12위로 추정됐다.

중소 업체들은 작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생존 위기에 놓인 상황으로, 언어 현지화에 대한 추가 비용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추가 언어 지원의 우선 순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 성향 등에 따라 현지 언어 지원보다는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별도의 현지 빌드 제작에 들어가는 인력이나 비용에 비례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철저히 검토하며 현실적인 기대 매출 규모를 파악하고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콘솔 게임이 전체 시장의 36% 점유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게임쇼 등에서도 콘솔 게임이 활성화되며 관심이 뜨거운 편이다.

그 뒤로 온라인게임 비중이 28%, 모바일게임이 26% 순으로 조사됐다. 우리 업체들이 주력하는 모바일 시장 규모가 가장 작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수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중남미 모바일게임 전체 다운로드 규모는 우리나라의 7배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객단가를 비롯한 구매력의 격차가 나지만 향후 이 같은 방대한 유저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출 규모도 급변할 것이란 관측이다.

브라질 시장에서는 최근 매출 1위 게임이 한달 간 130만 달러(한화 약 14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수치가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다운로드 수치는 브라질이 가장 높고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현지 유저들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수익화 전략을 모색하는 것도 시장 공략의 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브라질 디지털게임 시장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게임 이용자자 많은 것으로 꼽히며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2016년 기준 매출 규모는 12억 달러(한화 1조 3440억원) 규모로 전 세계 12위를 기록했으며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여 시장 선점 행보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 모바일 시장 성장세 높아

현지 모바일 시장에서는 RPG가 26%로 가장 많은 유저가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 규모로는 전략 장르가 32%의 비중을 보이며 시장 영향력이 크다.

이미 중국 업체들이 제작한 작품들이 RPG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업체들이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25~65% 수준이고, 4G 인터넷 보급률은 50~70%로 동남아 시장과 비슷한 실정으로 추정된다. 또 치안 문제와 개인 인터넷 환경 개선 등 PC방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도 우리 업체들의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모바일게임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본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각 마켓의 추천 노출(피처드) 정책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게임 내 언어 현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켓에서의 소개 및 스크린샷 등을 현지 언어로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소셜 미디어 및 메신저의 활용도 중요하다.

브라질은 인스타그램 월 이용자가 5억명으로 전 세계 2위 규모에 달한다. 때문에 이 같은 환경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마케팅 전략도 필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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