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 대중화와 게임의 접목에 관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게임인재단에서 마련한 이 행사에는 최태성 한국사 강사와 김태곤 조이시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참석해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명량’ ‘암살’ 등 한국사 소재의 영화가 1000만명이 넘는 역대급 흥행 기록을 달성한 것과 달리 게임 시장에서는 이와 비견되는 작품이 등장하지 못하는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유비, 관우, 장비의 삼국지 소재 게임이 넘쳐나는 것과도 비교가 되고 있다.

중국의 삼국지는 일본 코에이 측에서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과 무쌍액션 시리즈가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삼국지M’이 매출 순위 톱10위에 안착하는 등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또 중국 게임업체 넷이즈는 일본의 관직을 소재로 삼은 ‘음양사’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론칭돼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사 소재 게임의 부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김태곤 CTO는 "게임 개발 비용이 증가하고 신작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감에 따라 한국사 소재가 외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화콘텐츠 전반의 저변이 확대되지 않으면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사 소재가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역사 소재는 선악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우리는 완전무결하게, 반대로 적은 괴물처럼 그리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다뤄져왔다. 그러나 이제 적에게도 존재감을 명확히 부여하는 등 달라지는 추세다.

한국사 소재 게임의 대중화는 이 같은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철저한 고증이 없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또 한편으론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치는 시도 역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글로벌 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투자를 통해 조선시대 배경의 좀비 스릴러 드라마 ‘킹덤’이 제작됐다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우리 업체들이 역사 게임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로 참고할 만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업체들이 한국사 소재의 게임을 수출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혀가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게임이 아닌 다른 문화콘텐츠가 인기를 얻게 되고 해외 업체들이 이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하는 게 빠를지도 모를 일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게임인재단의 콘서트는 우리의 현재 상황을 되돌아볼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를 시작으로 논의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되는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불러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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