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문화산업계의 보이지 않는 손
[모인의 게임의 법칙] 문화산업계의 보이지 않는 손
  • 모인
  • 승인 2018.07.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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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화권력은 그런 식으로 무소불위의 힘 과시 ... 이제 다시는 그런 특정 집단 생겨선 곤란

박 근혜 정부 시절, 문화산업계의 황태자로 불린 차 은택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검찰 수사에 의해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그는 장관 인사에까지 직접 개입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인사에 눈을 돌린 건 다소 의외로 받아 들여졌다. 차 은택에 의해 발탁된 것으로 알려진 송 성각 전 한콘진 원장은 문화산업계의 유명인은 아니었지만, CF 광고계에서는 상당히 지명도가 있는 유력 인사였다. 처음 그를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에 대해 신중하고 차분한 인상을 주는 매우 댄디한 사람으로 평했다. 그 같은 스타일의 그가 협박 발언을 하면서 차 은택과 경쟁 관계에 있는 모 기업을 강탈하려 했다는 검찰측의 수사결과는 믿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으로 다가 왔다.

지난 얘기지만, 그가 한콘진 원장으로 선임되자, 산업계의 표정은 송 성각이란 사람이 누구냐는 반응이었다. 더군다나 업계에서 예상한 인물이 아닌데다, 거의 무명 인사에 가까웠기 때문에 그의 프로필을 알아보려고 부산을 떨기도 했다. 그의 10여 개월에 불과한 재임기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던지, 아니면 이런저런 얘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한콘진의 특수한 조직 생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에 대한 한콘진의 내부 평가는 지금도 가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문이 가시지 않는 것은 차 은택이 그 많은 문화부 내 산하기관 중 굳이 왜 한콘진을 선택해 자신의 사회 은사와 같은 인물을 원장으로 내려 보냈냐는 것이다. 솔직히 한콘진은 문화부 산하기관이긴 하지만 예산 및 재정 사용에 관한한 기획재정부의 입김이 센 편이다.

다시 말하면 예산 규모는 크지만 뒤로 빼 챙기거나, 탐욕을 부릴 만큼 먹을 게 없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그들이 노리고 겨냥한 것은 한콘진의 예산이 아니라 한콘진 원장이란 자리를 통해 문화계의 잇권을 챙기려 한 게 아니었느냐는 해석도 가능, 여죄 여부도 주목거리다.

차 은택의 추천에 의해 장관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김 종덕 전 문화부장관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정무직에다 정부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부 장관에 전직 교수 출신의 그를 지명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인사였음은 부인키 어렵다.

그렇게 내각에 진입한 김 전 장관이 문화창조 융합본부장에 여 명숙 게임물 관리위원장을 임명한 것도 다소 의외의 인사였다. 이 자리는 차 은택이 역점을 두고 자신이 맡아온 자리였다는 점에서 그랬고, 여 위원장은 차 은택과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또 여 위원장은 현직 게임위 위원장이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여 위원장에게 거의 강권하다시피 해서 그 자리를 맡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쨌든 그 때문인지, 아니면 여 위원장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때문인지는 잘 알 수 없으나, 그로인해 얼마가지 않아 사단이 나고 말았다. 여 위원장이 최 순실 청문회에서 문화계를 농단한 최 순실, 차 은택과 김 전 장관, 송 성각 전 원장 등은 한통속이라고 폭탄 발언을 해 버린 것이다. 

지금은 이 같은 사실들이 모두 다 아는 비밀이 됐지만, 당시에는 정말, 까마득히 몰랐다. 청와대에서도 문고리 3인방 등 최측근들만 알고 있었을 뿐, 고위급 참모진들도 거의 모르고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손들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며, 정부 인사까지 깊숙히 개입하는 등 마음대로 권력을 주무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끝내는 그같은 파국을 불러 오지 않았겠는가 싶다.

문 재인 정부들어 이러한 문화 권력 집단과 이를 쥐고 뒤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다는 정황은 아직 없다. 최근 인사를 단행한 한콘진 원장 발탁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나오긴 하지만, 이를 또다른 문화 권력으로 까지 연결해 해석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저 낙하산 인사 정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계의 시선이 싹 걷어진 것은 아니다.

업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요직은 게임물 관리위원장이란 자리다. 게임 위원장직은 과거 백 화종 전 위원장이 언급했듯이 상처뿐인 영광의 자리다. 업계에서는 지금 누가 그 자리에 오를 것인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여 위원장의 임기는 이미 3개월 전에 끝났다. 그럼에도 그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인사를 미루고  있다. 인물난인가 아니면 자칫 잘못하다가 업계로부터 뭔가 석연찮은 소리를 들을 것 같기 때문인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젠 더 이상 보이지 않게, 움직이는 손이나, 끼리끼리 해먹는 권력 집단의 태동을 결코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정 아니다 싶으면 낙하산 인사라고 하면 된다. 그게 더 떳떳하다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게임위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설에 대해서는 절대 믿고 싶지 않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실세라고 불리는 도 종환 체제의 문화부가 그 정도의 현안도 제대로 처결하지 못해 안절부절하고 있느냐는 업계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데 대해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뉴스 1 에디터/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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