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시장이 덩치가 큰 모바일 게임 위주로 전환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패드’ 시리즈로 대표되는 태블릿PC 플랫폼이다.

태블릿PC는 과거 스티브 잡스가 직접 ‘아이패드’를 첫 공개한 이후 지속적인 신제품이 등장하며 시장 수요를 이어온 플랫폼이다. 기본 7인치 화면을 시작으로 12인치 제품들까지 대거 등장하면서 스마트폰과 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게임 시장에 있어서 태블릿PC는 모바일과 온라인의 접점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큼직한 화면과 모바일 하드웨어 대비 높은 사양은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구동하기에 충분했고, 자연스럽게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태블릿PC 시장도 위기는 있었다. 기본적인 형태와 휴대성과 관련해서는 5인치 이상의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패블릿 폰’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작업 효율성 및 성능과 관련해서는 보다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과 터치 지원 노트북의 등장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작년 초까지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태블릿PC 시장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고사양 게임 전용 플레이어로 태블릿PC가 재조명 받으면서 올해 초부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장 변화에는 태블릿PC의 자체적인 혁신 보다는 모바일 게임의 플레이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단독으로 짧게 게임을 즐기던 기존 형태에서 여러 장비를 통해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 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전용 머신으로 태블릿PC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게임뿐만 아니라 통화, 모바일 메신저 등 여러 작업을 같이 병행해야 하는 기기라는 점에서 이런 부분은 예상보다 큰 요소로 작용했다. 기존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 하기 위한 별도의 장비로 태블릿PC가 재조명 받게 됐다는 평가다.

개인적으로 이런 태블릿PC의 시장 활성화는 모바일 게임 자체에서도 큰 교훈을 주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트렌드 중심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새로운 장르와 독창적인 소재로 꾸준히 마니아 층을 모으고 있는 작품들도 다수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 순위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매출순위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쿠키런'이나 '냥코대전쟁' 같은 게임의 경우 게임만의 독창적인 게임 요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함으로써 인기뿐만 아니라 글로벌 매출까지도 성공적으로잡아냈다는 점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런 행보는 최근 대기업들이 보여주기 힘든 전략과 행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기업으로 불리는 업체들이 대형 RPG 작품을 론칭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중견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주류 콘텐츠가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기존 시장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을 뿐더러, 다시 틈새시장으로 몰렸던 작품들이 주류로 등장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태블릿PC의 점유율 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흐름을 모바일 게임, 나아가 게임 전체 시장에 비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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