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게임위, '유나의 옷장 재론키로…청소년에 부적절한 사행성 요소 '논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가상화폐를 게임 내에 도입하며 관심을 모았던 플레로게임즈(대표 이호대)의 모바일 게임 ‘유나의 옷장’이 가상화폐 도입 약 20일 만에 게임위로부터 등급 재분류 결정을 받았다. 이 작품은 국내 상용화 게임 중 처음으로 가상화폐가 도입돼 업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으나 사행성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게임위의 등급 재분류 결정은 이 작품의 콘텐츠인 디자이너와 최근 추가된 가상화폐 요소가 기존 이용등급인 전체이용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작품의 가상화폐 도입도 등급재분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 작품에서 획득한 가상화폐를 국내외 거래소 등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어 사행성 우려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의 경우 통화, 화폐, 금융통화 상품 등과 달리 법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고 있어 사행성 논란에 더욱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이 작품에 대한 게임위의 최종 심의 결정이 남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이 작품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등급거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 대한 심의 결정은 한 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각 게임업체들이 게임과 가상화폐를 결합하려는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등급거부 결정이 내려질 경우 작품의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는 만큼 다수의 업체들이 게임에 가상화폐를 결합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거나,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청소년이용불가를 받을 때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것은 마찬가지다.

게임업체들의 경우 보다 많은 유저를 모집하기 위해 서비스 작품의 등급을 낮추거나, 성인등급과 분리된 버전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도입을 이유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 내려질 경우 모집할 수 있는 유저에 제한이 생겨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성인만을 대상으로 가상화폐가 도입된 게임을 서비스 한다 해도 모바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흥행 및 장기 서비스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최근 게임시장에서 서비스 기간이 1년 미만인 작품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데, 가상화폐를 도입한 게임들이 이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유저 자산에 대한 먹튀 논란 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 작품에 대한 등급 판결을 기존 사례와 비교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작품이 가상화폐를 처음으로 도입한 작품인 만큼,가상화폐 도입에 따른 등급조정 사례를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리니지2 레볼루션’이 거래소 시스템 도입을 통해 게임위로부터 사행성 판정을 받고 등급이 조정된 사례가 현 상황과 비교적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사행성을 이유로 청소년 이용불가로 조정된 지 약 한달 만에 15세 이용가로 조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작품의 경우 우선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조정 된 후 업체의 추가 조치를 통해 가상화폐 시스템을 갖추고도 청소년이용가 등급을 획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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