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글로벌 시장 이렇게 공략하라(4)…'레볼루션' 흥행 통해 가능성 엿본 일본

리니지2 레볼루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모바일게임이 빠르게 성장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이 가운데 일본은 북미·유럽, 중국과 비견되는 톱3위 빅마켓으로 우리 업체들이 놓쳐서는 안 될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은 과거 수십 년 간 명맥을 쌓아온 콘솔 게임 역량과 이를 바탕으로 누적된 판권(IP) 및 프랜차이즈를 활용해 모바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늘려가는 중이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넷마블이 ‘세븐나이츠’에 이어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을 일본 시장에서도 흥행시키는 등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 닌텐도 스위치와 같이 모바일 기기 특징과 맞물리는 콘솔 플랫폼도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아 도전해 볼 만한 시장인 것이다.

우리 업체들은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렸으며 모바일게임의 수출도 호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사드 보복에 따른 장벽이 계속돼 이를 극복할 다른 항로 모색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가운데 일본도 중국 못지않게 급격히 온라인과 모바일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업체들의 도전이 요구된다.

일본은 콘솔 게임의 내수가 큰 비중을 차지해왔기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혀왔다. 또 현지 유저 취향을 맞추기 쉽지 않아 고전해왔다.

# 세븐나이츠 통해 시장 개척

이는 모바일게임 수요가 크게 증가한 지금도 마찬가지로, 우리 업체들의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약 9조 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개척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넷마블(대표 권영식)은 일본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일찌감치 북미·유럽, 중국과 비견되는 글로벌 빅마켓 중 하나로 일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이 회사는 ‘세븐나이츠’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일본 시장 론칭 10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데 이어 100일만에 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또 약 9개월여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해 이례적인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세븐나이츠’는 단순 다운로드 수치뿐만 아니라 현지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3위를 달성하며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는 당시 외산 게임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 성우에 대한 비중 매우 높아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블리치’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등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판권(IP)과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선보인 게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현지 게임업체 팔콤과의 협력을 비롯해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시도가 통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콜라보 콘텐츠뿐만 아니라 철저한 현지화도 이 작품의 성공 바탕이 됐다. 이미 국내에서 성공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현지에 맞춰 다시 구성을 했다.

특히 캐릭터 성장 방식을 비롯해 비즈니스 모델, 유저 인터페이스(UI) 등 모든 콘텐츠를 현지에서 대중적으로 통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 컷인 연출, 성우 연기, OST 등 모든 측면에서 현지 유저 성향을 맞추려 공을 들였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이후 ‘리니지2 레볼루션’까지 성공시키며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레볼루션’은 론칭 18시간 만에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5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3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가 일부 작품을 제외하곤 한국 MMORPG의 안착 사례가 적은 편이었다. 때문에 이 같은 ‘리니지’ 시리즈의 인기가 뒷받침되지 않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게임 시스템뿐만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도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거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게임 내 콘텐츠 설명이나 마켓의 소개 사진 등 자칫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시장은 한국보다 성우에 대한 팬덤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국내 버전과 달리 캐릭터 선택 화면에 성우 이름을 표시, 유저가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 쉽도록 했다는 점도 인기의 배경이 됐다.

‘레볼루션’의 성공은 일본 시장에서도 MMORPG가 통할 수 있다는 보여줬다. 또 향후 우리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리니지M’의 다음 해외 진출 지역으로 일본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가 원작과 독립된 콘텐츠를 도입하며 해외 현지에 특화된 게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새웠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충분히 승부를 노릴 만 하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MMO뿐만 아니라 컴투스(대표 송병준)의 ‘서머너즈 워’를 비롯한 수집형 RPG도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베스파(대표 김진수)의 ‘킹스레이드’도 현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중소 업체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 대기업이 먼저 시행착오 검증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은 철저한 현지화도 중요하지만 그 외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험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컴투스뿐만 아니라 베스파도 앞서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이 작품을 론칭하며 해외 서비스 경험을 쌓아왔다. 이 같은 경험이 누적된 가운데 일본 시장에 대한 철저한 현지화를 더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네오위즈(대표 문지수)가 지난 3월 선보인 '브라운더스트'도 매출 순위 40위권에 랭크되는 등 우리 업체들의 일본 시장 안착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또 이 같은 공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국산 작품들의 점유율도 점차 커져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콘솔을 통한 도전도 일본 시장을 공략할 방법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는 인디뿐만 아니라 대형 업체까지 기존의 모바일게임을 이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스위치는 거치형과 휴대용이 자유롭게 전환되는 기기로, 모바일게임을 이식하기에도 적합해 다른 콘솔 게임보다 우리 업체들이 도전하기에 알맞다는 평이다. 이 가운데 나날이 스튜디오의 ‘새리의 법칙’, 아이들 상상공장의 ‘어비스리움’ 등 모바일게임의 스위치 버전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넷마블이 ‘세븐나이츠’ 스위치 버전을 개발키로 하는 등 대기업의 유명 히트작도 속속 스위치 버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들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할 경우 중소 후발주자들은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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