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한게임 창업하며 인연…코스닥 기업 대표로 더 큰 역할 기대

게임업계에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모른다고 하면 아마도 간첩(?)이란 오해를 받을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남궁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누구나 알 만한 유명인이다. 그의 외모도 특이하지만 경력으로 봐도 독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를 한마디로 표현할 순 없겠지만 첫 인상은 매우 적극적이고 창의적이며 유쾌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게임업계에서 '긍정맨'으로 통한다.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될때까지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에너지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남궁 대표는 현재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그 이전엔 엔진이란 게임업체를 창업했고 게임인재단이라는 사회공헌단체도 만들었다. 또 그는 게임고등학교를 만드는 일에도 관여했다. 그 이전에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를 맡아 이 회사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한게임의 창업맴버이기도 하다. 김범수 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삼성SDS에서 일하다가 게임의 미래를 보고 과감히 회사를 나와 한게임을 창업한 것이다. 이때가 1999년의 일이니 벌써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한게임은 당시에는 누구도 생각치 못했던 게임 서비스 플랫폼이었다. 그는 김 이사장과 함께 PC방을 돌아다니며 한게임을 홍보했고 웹보드게임을 중심으로 크게 성공했다. 그리고 한게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네이버와 합병해 NHN이라는 회사로 거듭났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해 온 남궁 대표는 게임에 대한 사랑이 남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보다는 후배들을 지원하기 위해 게임고등학교를 준비한다거나 게임인재단을 만들어 인디게임개발자들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해 온 것이다. 

서론이 좀 길어진 느낌인데 지금 이 시점에 새삼스럽게 남궁 대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가 맡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기업인으로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는 것은 제2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남궁 대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지금이 그의 20년 게임인생에서 가장 설레이고 빛나는 때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기대와 함께 부담감도 더 커질 것이다. 이제는 경영결과에 대해 주주들이 일일이 간섭하고 때로는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상장기업이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한다는 것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는 길에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기업의 경영을 투명히 하고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 준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을 잘 해야 할 것이고 국내 시장과 함께 글로벌시장을 개척하고 기업의 규모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강해질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우량기업 패스트트랙 적용을 받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3억원으로 전년대비 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82% 늘어난 38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11월 카카오 게임 사업 부문 통합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상장은 게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퍼블리싱 및 채널링을 통해 다수의 작품을 시장에 선보이며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에 쏟아 부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남궁 대표는 이제 카카오의 계열사 대표에서 코스닥 상장사의 대표가 된다. 그렇다고 이것으로 그의 목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그는 코스닥 상장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목표, 더 창의적인 꿈을 향해 나가지 않을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의 도전과 창의성이 우리 게임업계에도 많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안팎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게임업계에 제2, 제3의 남궁훈이 계속 배출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리더들을 통해 우리 게임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또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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