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상상력에 공학적 지식 더해져…새시대에 적합한 교육은 게임

산업에 있어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것은 산업을 지배하는 큰 흐름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혹 거역하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업체의 도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산업의 패러다임은 거스를 수 없는 물결라고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지난 20세기의 산업 패러다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속도’로 정리되는 시간과 공간과의 싸움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요소가 하나의 제품이 되고, 또 소비자들은 이런 제품을 시대의 기준에 맞춰 선택해왔다.

이런 20세기를 넘어 21세기의 산업 패러다임을 표현하는 것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스마트’일 것이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히 스마트 디바이스를 지칭하는 것만은 아니다. 스마트하다는 말의 뜻은 ‘소비자에게 놀라움을 주거나 감동을 주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산업이나 기업의 생존 및 성장 등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스마트한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상상력을 가미해 보고자 한다. 최근 게임 관련 분야, 특히 코딩이 의무교육 과목에 포함되면서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해봤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이렇게 중요하고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한다면서 정작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산업 패러다임 중의 하나인 ‘스마트’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본다면, 스마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강의가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대학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중·고생들에게라도 이런 교육을 시킨 적이 있는가. 물론 있다 없다를 따지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교육에 가장 적합한 내용이나 과목이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보자는 의미다. 

스마트에 대한 교육에는 우선 인간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인문학적 상상력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문학적 상상력만으로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교육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즉, 공학적 기반의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나아가 만든 제품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지 또 어떤 이유나 필요성 때문에 그 제품을 사용하는지도 살펴볼 필요도 있으므로 비즈니스적인 내용도 포함돼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스마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교육에서 필요한 내용은 인문계니 자연계니 하면서 특화된 분야가 아니고 이 둘을 모두 통합하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국어, 영어, 수학으로 대표되는 언수외 과목 외에도 사회, 과학 분야에 대해서도 과목을 나눠가며 시행하는 세분화된 교육이 아니라 통합된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미래의 산업을 짊어질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그런 교육에 적합한 교육내용이나 과목은 무엇이 적당할까. 최근 IT과목이 수능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과목이 어떤 것이 됐던 간에 현 세대 산업 패러다임에 부응하는 과목으로 구성돼야 할 것이다.

그런 과목 중에 적합한 것의 하나가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수능 성적만으로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없듯이 게임 이용 행태만으로 게임의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나머지 게임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게임의 이용행태에만 집중하면 게임의 가치는 묻혀버리게 될 것이다.

게임 속에는 위에서 살펴본 대로 현대 산업 패러다임 중 하나인 ‘스마트’의 핵심을 알려줄 수 있는 가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숨어 있다. 스토리를 포함해 캐릭터 등 인간의 정서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이 포함돼 있고, 시스템이나 장치 등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공학적 기초 지식이 숨어 있다.

그리고 SNS 환경을 통해 제품의 성공여부에 대한 내용도 쉽게 파악해 볼 수 있다. 아무리 살펴봐도 스마트 환경하의 인력양성에 필요한 과목으로서 게임만 한 것이 없다.

특히 최근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과 교육열을 본다면 업계 관계자들의 상상에만 머물러 있는 전망은 아니다. 곧 그러한 시대가 거대한 흐름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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