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 게임쇼인 ‘E3’  전시회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5일 폐막했다. 세계 3대 게임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전시회는 전통적으로 콘솔 작품이 주로 선보여 왔다. 한동안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게임업체들이 참가하긴 했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다시 콘솔로 전시회 성격이 바뀐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콘솔업체들은 새로운 하드웨어를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대작 타이틀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게임인들은 최신의 콘솔게임 트렌드를 파악하는 한편, 곧이어 선보일 작품들을 사전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쥘 수 있게 됐다.

아쉽게도 국내 게임업체들의 단독 참가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몇몇 업체들이 협력업체 부스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를 지켜 보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이  콘솔시장에 대해 너무 무신경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세계 게임시장 규모로 보면 여전히 콘솔장르의 비중이 높다. 콘솔 수요가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르라 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하면서 콘솔게임이 위축될 것이란 예측이 있었지만 예상은 다소 빗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바뀐지 오래다. 더욱이 모바일 게임 중심의 수요 패턴 변화로 인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판에만 안주하고 매달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 다변화도 그 것이지만 장르의 변화를 꾀할 때도 됐다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 몇몇 신성 기업과 메이저 군에서 콘솔 타이틀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실제로 지난해 블루홀이 ‘배틀그라운드’의 콘솔 버전을 발표한 데 이어 펄어비스가 ‘검은사막’을 콘솔 시장에 내놓았다. 또 넷마블이 ‘세븐나이츠’ 의 콘솔 버전을 개발중이라는 소식은 모두,  수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있다는 증거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꾸준히 작품을 내놓고 시장의 문을 두드리다 보면 분명히 언젠가는 활짝 열릴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엔 그런 역량과 마케팅 프로세스가 상당부문 일정수준에 올라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언필칭, 게임 내수가 정곡점에 달했다면 새로운 수요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 길을 위한다면  장르를 꼭 구분 지을 필요도 없다. 더군다나 콘솔 시장은 눈에 보여지는 수요다.  이제라도 콘솔시장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이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다.

올해 열린 이번 'E3' 전시회가 국내 게임업체들에 던져주는 시사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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