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로열클럽 가입업체 전략과 비전 (하)… 글로벌 시장 겨냥, 기업 인수합병 본격화 할 듯

로열클럽에 가입한 세 기업 가운데 넥슨은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자신을 고집하지 않고 성공 가능성이 보이면 과감히 투자해 기업을 인수해 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투자가 실패한 사례도 많지만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이 회사를 지탱하고 성장시킨 1등 공신은 대부분 이러한 투자를 통해 얻은 작품에서 비롯됐다.

또 가벼우면서도 오래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는 특징도 있다. 이러한 기업의 색깔은 글로벌시장에서도 그대로 먹히면서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넥슨은 국내 최대의 게임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고 이제 또다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넥슨은 지난 2011년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우리 업체의 위상을 높였다. 또 6년 만인 지난해 매출 2조 2987억원을 달성하며 첫 2조원대를 돌파했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2조 2987억원으로 연매출 2조원의 벽을 넘었다. 그러나 이 회사뿐만 아니라 넷마블도 지난해 2조 4248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업계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 가운데 지난 1분기는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8953억원을 달성한 반면 넷마블은 5074억원으로 26.2%의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때문에 이 회사가 로열클럽에서의 선두를 달릴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넥슨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의 글로벌 시장 성과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춘절 업데이트 효과에 힘입어 당초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9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은 ‘던파’는 이 회사의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의 대표적인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던파’를 개발한 네오플을 3852억원에 인수하는 등 빅딜을 성사시켰다.

# 시대를 앞서가며 변신

‘던파’뿐만 아니라 ‘메이플스토리’도 이 회사의 M&A 역량이 발휘된 작품이다. ‘메이플’의 개발 업체 위젯도 지난 2004년 인수됐다.

이 회사는 이 같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했고 예상을 깨는 빅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는 뜻대로 풀리지 않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패 사례도 있었지만, 업계를 대표하는 로열클럽 반열에 올려놓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바람의 나라’를 비롯해 ‘어둠의 전설’ ‘일랜시아’ 등 다양한 MMORPG를 내놓으며 온라인게임 1세대로서 시장을 개척해왔다. 이 가운데 ‘퀴즈퀴즈’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장르 수요 확대에도 공을 들였다.

이는 성인 유저층의 비중이 높은 ‘리니지’를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와 비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차별화가 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이 가운데 공격적 M&A를 통해 빠르게 덩치를 키워왔다. 특히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에 집중하던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냈다.

‘던파’와 ‘메이플’ 같이 가능성에 과감하게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뒷받침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수합병 과정이 순탄치 않거나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는 등 아쉬움을 남긴 것도 적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회사의 행보를 두고 시장 독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포식자와 빗대며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서든어택’과 ‘피파 온라인’ 등 이미 다른 퍼블리셔를 통해 흥행에 성공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 중인 작품을 가져오는 것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업체 간 법적 공방까지 벌어지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진 않았다.

그러나 '서든어택'은 국산 FPS 장르의 선두를 장기간 유지하는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피파 온라인'도 사실상 유일한 축구 게임으로 대체 불가한 존재가 됐다.

이는 시기적절하고 과감한 M&A 전략뿐만 아니라 이를 관리하고 운영해 나가는 이 회사의 역량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이 같이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업체로서의 도전도 멈추지 않았다. 또 그간 성장의 비결이 됐던 인수합병의 대상을 국내에 한정 짓지 않고 해외로 넓혀가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일렉트로닉 아츠(EA)를 비롯해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 등 글로벌 대형 업체와의 빅딜을 타진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의 벽이 예상보다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후문으로만 그쳤다.

던전 앤 파이터

# M&A 통한 시너지 극대화

이 회사가 라이벌 업체로 여겨지던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파트너십 체결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이 같은 결단을 내려 역량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넥슨과 엔씨의 빅딜은 경영권 분쟁으로 끝에 결별로 막을 내렸다. 양사는 주요 판권(IP)을 활용한 공동 개발에 착수하는 등 협업 행보를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서로 갈라서게 됐다.

양사의 만남이 성과를 내놓진 못해 시장 기대에 미치진 못했으나, 이 같은 시행착오 과정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경험이 됐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넥슨은 이처럼 한 차례 큰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M&A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개발 업체들을 포섭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6년 ‘도미네이션즈’를 개발한 빅휴즈 게임즈를 인수한 것에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도미네이션즈’는 서비스 3주년 만에 누적 매출 1억 5000만 달러를 달성해 이 회사의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과를 더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인수한 픽셀베리 스튜디오도 이 회사의 인수합병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픽셀베리의 대표작 ‘초이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세를 이어감에 따라 지난 1분기 북미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회사는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모바일 부문 성과가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다. 특히 10년 이상의 서비스 장기화된 온라인게임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회사는 지난해 ‘던파’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 혼’을 론칭하기도 했으나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는 주력작의 세대교체에 성공한 다른 업체들과는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던파’는 서비스 노후화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 회사는 이 가운데 올해 ‘던파’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중국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다.

# 새로운 도전 위해 영역 넓혀

특히 앞서 서비스를 종료한 ‘던파: 혼’이 3D 그래픽 기반이었다면, 이번 신작은 원작과 동일한 2D 그래픽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던파’가 중국 시장에서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행보가 이 회사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회사는 또 올해 들어 ‘다크어벤저3’ ‘오버히트’ 등 기존 국내에서 흥행한 작품들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며 모바일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온라인게임 ‘하이퍼 유니버스’의 콘솔 버전을 개발키로 하고 신작 콘솔 게임을 준비하는 등 온라인과 모바일에 이어 콘솔까지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전방위 공세로 도약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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