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원작과 결별 홀로서기 본격 나서…대만서 흥행대박, 다음은 일본·북미 순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서비스 1주년을 앞두고 해외 시장 개척을 비롯해 원작과의 독립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 작품은 론칭 첫날 매출이 107억원을 달성하며 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또 이후 현재까지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하는 등 압도적인 흥행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1위의 위상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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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최근 서울 더 라움에서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맞이 간담회를 갖고 이 작품의 향후 업데이트 및 서비스 계획 등을 밝혔다. 특히 기존 온라인게임 원작의 틀을 벗어난 독자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론칭 이후 시장 판도를 뒤흔들며 독보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일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선보인 ‘리니지M’ 효과에 힘입어 모바일게임 부문 매출이 9953억원에 달했다. 이는 불과 반년여 만에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이 작품의 위력을 어림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 기록적인 매출…세대교체 성공

이 회사는 또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47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570%, 585% 증가한 2038억원, 1192억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리니지M’을 포함한 모바일게임 부문 매출은 2641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핵심 매출원 ‘리니지M’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규모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전까지 온라인게임을 통해 역량을 과시해왔으며 해외 시장에서 위상을 드높여왔다. ‘리니지M’은 이 같은 주요 매출원의 세대교체를 이뤄낸 작품으로 이 회사의 향후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때문에 이 작품의 흥행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이 회사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도전에 나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더 큰 성공 위해 독자 행보 선택

원작 온라인게임은 20주년에 달하는 장기간 서비스가 이뤄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천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리는 인기를 끌고 있다.

20주년은 청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가정을 꾸리기에도 충분한 기간이다. 이는 ‘리니지’ IP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저층이 광범위한 것을 의미한다.

또 우리 온라인게임의 역사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리니지M’이 단숨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원작 IP의 위력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20여년의 기간은 세대 간 격차가 벌어지거나 유저 이탈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가운데 원작의 작품성을 모바일 환경으로 재현한 ‘리니지M’의 등장은 이 같은 흩어진 유저들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이처럼 20여년 ‘리니지’ 역사를 관통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1주년을 계기로 원작과 독립된 노선을 밟아가겠다는 이 회사의 도전은 위험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리니지’의 추억과 향수를 모바일에서 다시 느끼는 유저층이 이 같은 변화에 실망할지도 모르기 때문에서다. 그러나 과거 온라인 유저뿐만 아니라 ‘리니지’를 모르는 모바일 시대의 유저까지 사로잡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평도 없지 않다.

이는 온라인의 모바일화가 아닌 ‘리니지M’만의 독자적인 행보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 회사의 새로운 도전 배경이 되기도 했다.

김택진 사장은 1주년 간담회에서 “당초 ‘리니지M’은 언제든지 온라인과 합쳐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서 “그러나 서비스 과정에서 이 작품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재탄생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회사는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클래스 ‘총사’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리니지M’만의 독자적 행보를 본격화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콘텐츠 측면뿐만 아니라 개발 엔진 개선 및 클라이언트 교체 등을 통한 그래픽 품질의 발전도 준비 중이다.

비주얼 구성은 몰입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작은 변화에도 유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회사 측도 이 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해 단순히 품질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감성을 해치지 않는 균형을 찾아간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배경 묘사가 정지된 형태였으나,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비롯해 오브젝트들의 움직임이 구현될 예정이다. 특히 유저의 요구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변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우선 고유 콘텐츠로 6번째 클래스 ‘총사’를 공개했다. 또 ‘드래곤 레이드’와 ‘파티 던전’을 순차적으로 추가하는 등 첫 번째 에피소드 ‘블랙 프레임’의 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업데이트는 이전까지와 달리 에피소드 형식을 앞세웠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원작과는 다른 독자 행보의 시작과 함께 첫 에피소드를 공개한 것은 이 회사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드래곤 레이드’도 원작과는 다른 형태로 구현할 예정이다. 고난도에 비례하는 막대한 보상을 획득할 수 있으며 다양한 협업 플레이 및 전술이 요구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레이드 이후 추가되는 ‘파티 던전(오림)’도 대규모 커뮤니티인 혈맹원이나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고 각자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 이 회사는 이밖에 자동 사냥 중 피해를 입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소리로 경고하는 기능을 비롯한 편의성 개선 작업도 진행한다.

# 미지의 땅 개척에 비지땀

김택진 사장은 이 같은 ‘리니지M’만의 독창성으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기존 대만뿐만 아니라 일본을 비롯해 북미·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단순 현지화 및 컨버팅 수준이 아닌 완전히 다른 게임인 ‘리니지M’ 글로벌 버전을 개발 중이다. 이 같은 글로벌 버전은 별도 개발팀을 꾸려 준비 중이며 가장 먼저 일본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말 대만 감마니아를 통해 ‘리니지M’의 첫 해외 진출을 성사시켰다. 또 약 4개월 간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본고장인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만에서도 원작 온라인게임의 인기가 모바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는 원작 누적 회원이 900만명에 달했으며 월 최고 접속자 70만명 및 누적 매출 7500억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앞서 진출한 대만과 달리 일본 등 그 외 글로벌 시장에서는 원작 인기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북미·유럽은 MMORPG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리니지M’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더욱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올 뉴 리니지M’을 표방하며 글로벌 시장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유저들의 소비 패턴 등을 고려한 과금 모델을 채택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일본에서는 지난해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특히 국내에 이어 대만에서도 먼저 출시된 ‘레볼루션’을 밀어내고 ‘리니지M’이 선두 자리를 차지했던 만큼 일본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도전은 아직 일정이나 세부적인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단계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이 회사가 실적이 아니더라도 경험을 쌓고 역량을 키우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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