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1위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해…K팝과 K게임이 만나 큰 일 내기를

얼마 전 게임업계는 넷마블이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처음엔 빅히트에 2000억이라는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넷마블의 결정에 놀랐고 다음엔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수직 상승시킨 BTS의 활약에 다시 한번 놀랐다.

일부에서는 빅히트라는 연예기획사에 너무 큰 돈을 투자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넷마블이 2000억이라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얻은 지분이 고작 25%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정도 돈이라면 연예기획사를 서너 개 차리고도 남을 텐데 겨우 4분의 1에 불과한 지분을 갖는 것으로 만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곧 쑥 들어가 버렸다. BTS가 미국 '빌보드 200'의 톱 1위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성적은 아시아 출신 가수가 이룬 최고의 성적이었고 앞으로도 쉽게 나올 수 없는 기록이었다. 이를 계기로 BTS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서게 됐다.

결과적으로 넷마블의 과감한 투자는 최고의 선택이었으며 2000억원의 몇 배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게 만들었다. 또 넷마블이 빅히트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게임의 성공가능성도 크게 올라가게 됐다.

여기에서 새삼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혜안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늘 벼랑 끝에서 ‘배수진’을 치듯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그리고 그 도전은 성공으로 돌아오곤 했다.

물론 그가 내린 수많은 결정 모두가 다 성공한 것은 아니다. 잘못된 판단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은 실패 속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가 거쳐온 실패들은 성공의 그림자로 남았을 뿐이다.

K팝 그룹 처음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그룹 '방탄소년단'을 만들어 낸 것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다. 그는 공교롭게도 방준혁 의장과 친인척관계라고 한다. 그래서 넷마블이 빅히트에 투자하는 데 이러한 관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냉정하고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단순한 인맥으로 서로 돈을 주고받지는 않았을 것이란 뜻이다.

방 대표는 1994년 서울대 미학과 재학 시절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눈에 띄어 1997년부터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로 활약하며 히트곡을 쏟아냈다.

그룹 god의 '하늘색 풍선', 비의 '나쁜 남자', 보컬그룹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보컬그룹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등이 그의 작품이다. 최근 평양공연에서 화제가 된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도 그가 만들었다.

2005년 JYP를 나온 방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2013년 첫 남성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켰다. 그리고 5년 만에 방탄소년단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스타로 급성장했다.

이렇게 방 의장과 방 대표의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공통점도 많다. 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렸고 자존심 강하고 큰 꿈을 품고 세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은 한 식구가 됐다.

기대되는 바도 크지만 염려도 있다. 워낙 개성이 강한 두 사람이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로의 전공을 인정하고 믿고 맡기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그리고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역할도 필요하다.

넷마블과 빅히트는 첫 공동사업으로 모바일게임 ‘BTS 월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올해 론칭될 예정이다. 넷마블은 이를 통해 K팝과 K게임의 콜라보의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이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큰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 하다. 그러나 첫 협력이 재미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한 두번의 실패로 좌절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게임과 음악의 만남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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