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ㆍ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심각…지금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

최근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차별에 대한 논란과 논쟁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차별 논란을 벗어나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차별 논란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이슈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게임분야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평등한 환경과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각인돼 왔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본다면 게임계 역시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차별적인 이미지와 메시지를 무의식 속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게임분야에서 가장 많은 지적이 나오는 차별 논란은 여성 캐릭터와 남성 캐릭터의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남성 캐릭터는 기본 캐릭터로 제공하거나 게임을 플레이 하면 자연스럽게 획득을 할 수 있지만, 여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유료 결제 아이템으로 분류되거나 남성 캐릭터보다 높은 요구조건의 인게임 아이템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차별 논란은 다른 부분의 성차별로도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게임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표현과 인식은 현대사회와 다를 바가 없으며, 선택 자체를 한정적으로 제한해 선택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이에 대해 일부 관계자들은 게임 분야 자체가 현실사회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이미 이러한 차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 선에서 그치고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게임계를 지켜보면, 특히 IT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의 기원으로 올라가면 그 어느 분야보다 차별의 희생양이 됐던 인물들의 헌신으로 기틀을 마련됐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는 에이다 킹 백작부인으로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프로그램 제어문이라는 개념도 최초로 만들어 냈다. 이를 통해 프로그래밍의 핵심인 알고리즘 분석의 뿌리를 만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하기 위한 ‘튜링 봄비’를 개발한 앨런 튜링은 현대 전산학과 정보공학의 아버지로 평가 받으며 현재 AI 기술의 기틀을 잡았지만 동성애자였다는 점에서 최근까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바 있다.

게임분야의 기초, 어떻게 보면 IT산업 전체의 기초가 현재 차별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의 헌신과 희생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차별의 노출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차별인지 모르고 노출했던 무지를 이제 하나씩 고쳐나가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세계와 가장 닮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고 다양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재미로 구성된 게임분야에서 보여지는 차별 요소는 대중들이 아니라 소수 유저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수자라고 지칭하고는 있지만 이미 그 숫자는 결코 작지 않다는 점에서 개발자들이 먼저 생각을 해야 할 때다.

물론 무의식 속에서 나오는 결과물에 대한 수정은 매우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지금 고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차별의 고정관념은 더욱 굳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의 행동은 아주 시기적절한 포인트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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