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을 놓고 벌이는 국제 대회를 위해 총 1억달러를 쓸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금과 대회를 위한 모든 경비를 포함한 것이라고 해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엄청난 금액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부해 온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규모의 대회 개최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고작 몇억원 정도의 상금이 고작이다. 에픽게임즈뿐만 아니라 중국의 게임업체인 텐센트도 e스포츠계를 위해 5년간 16조원의 자금을 쏟아 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마냥 부럽다고만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다가오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 국가 대표팀을 파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한가지. 선수단 가입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전시 지회에서 e스포츠협회를 회원단체로 가입시키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만에 하나 e스포츠협회가 체육회 가입을 못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면 국내외적으로 체면이 말이 아닌 셈이 될게 눈을 감고 봐도 뻔하다 할 것이다. 더군다나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처해 온 한국 e스포츠계의 국제 위상은 급전직하,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게 분명하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또 e스포츠협회가 이 지경에 이른데 대해 정부의 무관심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문화체육관광부가 전 병헌 전 회장의 퇴진 이후 적극적으로 개입, 협회를 새롭게 정비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정부의 민간단체 개입 여지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건 거의 방치에 가까운 것이라고 밖에 이해 할 수 없다. 이는 중국 정부의 e스포츠를 위한 발빠른 움직임과는 크게 대조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않다.  

이제부터라도 협회와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아시안 게임 e스포츠 종목에 국가 대표팀이 참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마치 강건너 불을 보듯 할 때가 아니다. 끄덕하면 금메달 획득 수를 언급하는 정부가 금메달 딸 확률이 거의 1백%에 가까운 e스포츠 종목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혹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그런 것이라면 대단히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스포츠 종주국에 먹칠하고 산업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단체가 이제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말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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