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원적 단순 콘텐츠 한계 드러내…롱런할 수 있는 IP 발굴 필요

올해 영화계에 있어 단연 주목받는 작품은 마블 스튜디오의 10주년 작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개봉 일주일만에 국내 박스 오피스 600만 명을 돌파하며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런 마블 코믹스를 활용한 영화의 흥행은 자연스럽게 마블코믹스 판권(IP) 기반 게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에 맞춰 출시됐던 넷마블의 '마블 퓨처파이트'의 경우 오픈마켓에서 긍정적인 지표를 보여주는 등 유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게임과 다른 문화콘텐츠의 연계는 1차원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영화 내 등장하는 콘텐츠가 게임에 한정적으로 등장하거나, 영화 관람을 통해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 등을 획득할 수 있는 단순 콘텐츠 교환형 프로모션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영화 기반 게임들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단적인 예로 위에서 언급한 ‘마블 퓨처파이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마블코믹스의 세계관을 활용한 독자 스토리를 다루고 있지만, 개봉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에 맞춰 관련 콘텐츠를 추가로 확장해 나가면서 영상 매체를 통한 유저 유입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실제로 ‘퓨처파이트’는 여러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개봉에 맞춰 캐릭터 코스튬과 게임 모드를 추가해 호평을 받았고, 이번 영화 ‘인피니티 워’ 역시 등장인물과 영화 배경 맵이 추가되는 업데이트를 실시해 영화를 본 유저를 다시 끌어오고 있다.

이런 상호 콘텐츠 공유형 프로모션은 게임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과거 영화의 인지도를 빌려 단순 흥행만을 목표로 했던 게임이 이제 상호 보완적인 프로모션이 가능한 위치까지 성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관객이 영화에서 제3자의 입장이 돼 관람을 하던 것을 직접 영화 속 인물이 돼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영화 개봉 전에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게임을 통해 습득할 수도 있고, 영화 관람 이후에는 영화 내 스토리나 배경 등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콘텐츠보다 게임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런 연계 프로젝트가 국내에서만큼은 그렇게 큰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차원적인 형태가 규모만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단순 소모형 이벤트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국내 게임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콘텐츠를 소모하는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전환됐고,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시리즈 롱런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을 찾기 힘들어 해외의 사례만큼 발전된 IP 기반 작품들이 나오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미 국내에서도 ‘위베어베어스’나 ‘스누피 틀림그림찾기’ 등 작품들이 장기간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단순한 영화 판권 활용보다는 롱런할 수 있는 IP의 발굴과 게임 개발이 필요하다. 이미 영화 기반 게임뿐만 아니라 게임 기반 영화들도 개봉했거나 개봉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IP의 활용이 새로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유저들의 호평을 받으며 2년 이상 장기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모바일게임이 있다는 것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IP를 활용한 콘텐츠가 계속해서 더해진다면 과거 온라인게임 수준에 버금가는 롱런이 가능할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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