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한 때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불리며 세계 각국에 e스포츠를 전파하는 중심 역할을 맡아 왔다.  ‘스타크래프트’를 종목으로 한 e스포츠는 세계 최조의 기록을 잇달아 쏟아내며 일취월장했다.

이렇게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다 할 만큼 초라하게 변해 버렸다. 초창기부터 e스포츠 구단을 창단하는 등 힘을 보태 온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서 세력이 급속히 약해진 것이다.

우리에게 e스포츠의 툴을 배운 중국은 이제 거대한 자본을 앞세워 세계 최대 e스포츠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대기업들이 합작한 덕이다. 특히 텐센트는 약 16조원을 투자해 e스포츠 산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나섰으며, 중국 정부는 이에 화답하듯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중국이 이처럼 무섭게 치고 나가는 사이, 한국  e스포츠산업은 위기론에 봉착했다. 중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는 갈수록 e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문화적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데 반해 한국 e스포츠는 정부의 무관심과 협회의 잇단 비리, 그리고 대기업들의 엑소더스 현상 등으로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정부가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있고, 협회의 추문은 정리되는 듯 점차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특히 반가운 소식은 한화 계열의 한화생명이 e스포츠 구단을 창단하며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고 나선 점이다. 한화생명은 이를 계기로 향후 3년간 선수들을 집중 육성하는 등 게임단을 적극 키워 나겠다고 밝히고 있다.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대기업의 e스포츠 산업의 재진입 여부이다. 그러나 e스포츠를 키우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정부의 정책과 사회의 관심이 함께 맞아 떨어져야 하지만, 무엇보다 대기업들에 대한 정서가 한층 더 매끄러워져야 할 것이란 점이다. 상대는 메이저를 뒷배경으로 해 링에 오르는데  우리는 든든한 구단도, 스폰서 십도 없이 링에 오를 수는 없다. 그건 싸워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승부다.  

한화의 시장 재 진입으로 e스포츠계에 많은 대기업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또 시장진입 뿐 아니라 대기업의 역할도 앞장서 맡아주길 기대한다. 그렇게 해야 e스포츠란 숲이 울창해지고 이를 통해 울리는 메아리도 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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