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방탄소년단과 손잡다…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윈윈’ 포석

넷마블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총 2014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음악과 게임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열린 '제4회 NTP'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방준혁 의장

게임업체들이 음악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속속 진출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넷마블의 행보를 통해 게임 업체들이 비게임 분야 중에서도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갖고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 재조명되고 있다.

넷마블뿐만 아니라 주요 업체들이 음악,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의 접목을 시도해왔으며 이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지난 2월 ‘제4회 NTP’에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이종 문화 콘텐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영화, 드라마, K팝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개발을 통한 신장르 개척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게임 속에 녹아드는 이종 문화 결합인 ‘BTS 월드’의 성공으로 영역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앞서 경영 위기가 닥치자 모바일게임에 주력하는 체질개선에 나섰고 이를 통해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또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왔으나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빅마켓의 격차를 실감하고 있다.

# K팝 스타와 손을 잡다

때문에 기존 게임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는 게 방 의장의 설명이다. ‘BTS 월드’와 같은 신장르 개척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신장르 개척의 첫 사례인 ‘BTS 월드’는 올해 상반기 론칭될 예정이다. 넷마블은 이를 통해 K팝과 K게임의 콜라보의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으로는 방단소년단의 OST를 비롯해 1만장 이상의 화보, 100개 이상 영상이 독점으로 제공된다는 것.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 작품을 위해 100편 이상의 드라마 연기를 했다는 점에서 팬층의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방 의장은 또 ‘BTS 월드’에 대해 국내 타깃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리며 새로운 한류 아이돌로 평가 받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현지의 인기가 게임으로 이어져 넷마블 브랜드를 강화하는 등 상호 윈윈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 글로벌 도약 위한 엔진 장착

일각에선 이 같은 행보가 넷마블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준비 단계가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방 의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고려하지 않았던 사안이기 때문에 한다 안 한다 말하기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콘텐츠 간 결합을 통해 게임 사업을 확대하면서 회사를 발전시키는 투자라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후 빅히트에 2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방 의장이 콘텐츠 간 결합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넷마블의 공격적인 비 게임분야 투자는 지난 2월 박성훈 전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 및 로엔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이 회사의 각자 대표로 내정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회사는 또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음원,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 유통, 판매, 판권구입, 배급, 상영 관련사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게임 시장은 다수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혁신적이거나 신선한 장르의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문 편이다. 이는 기존 작품들의 변형이나 보완 및 발전 등을 통해 규모를 키워가는 시도가 대부분이기 때문에서다.

게임 업체들은 상업적 성공이 검증된 방식을 따라가며 더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작품 규모를 키워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 규모에 비례해 실패에 대한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기존 흥행 공식을 답습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저 입장에서는 결국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이 조금씩 모습만 바꿔 등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방 의장이 ‘BTS 월드’와 같은 신장르 개척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동안 게임과 다른 콘텐츠 간 융합 시도는 계속 이뤄져 왔으나 대부분 단발성으로 그치거나 큰 성과를 거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가운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다양해짐에 따라 상호 접목의 가능성이 크게 열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모바일게임이 대중화된 것도 다른 문화 콘텐츠와의 교집합 범위를 늘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음악이나 영화, 드라마 등도 연령별 각각을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되고 소비가 이뤄짐에 따라 게임 업체들과의 접점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 게임과 특정 콘텐츠가 결합됐을 때 교집합 범위가 작았으나 이제는 이 같은 수요가 상당히 커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콘텐츠 간 융합을 통한 파급 효과에 대한 게임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게임 분야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업체로는 바른손이앤에이와 스마일게이트가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영화 산업에 투자하면서 꾸준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바른손은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을 시작으로 '마더' '표적' '희생부활자' 등에 투자했다. 또 스마일게이트도 '도가니' '연가시' '설국열차' '명량' 등을 통해 투자 대비 큰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게임 업체들이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로서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넷마블과 같이 직접적인 콘텐츠 간 접목은 아니지만, 별도의 사업 영역으로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크로스파이어'

# 스마일게이트 등 영화 적극 투자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는 대표작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한 영화를 제작키로 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의 진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오리지널 필름과 영화 제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로 척 호건을 기용하는 등 다른 영역으로의 IP 확대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또 앞서 YG엔터테인먼트 및 SM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 연예 기획사와 협업을 시도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는데 관심을 보여 왔다. 이 가운데 지난해 인수한 e스포츠 브랜드 ‘월드 사이버 게임(WCG)’도 이 같은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e스포츠 토너먼트를 비롯해 첨단 기술 기반 미래 e스포츠의 방향을 제시하는 ‘뉴 호라이즌’, 디지털 커뮤니티 문화 축체 ‘페스티벌’, 팬덤 전시회로 꾸려질 ‘팬 스타디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e스포츠와 함께 디지털 콘텐츠 및 뮤지션 등과 어우러지는 문화 행사로 이를 발전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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