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콘텐츠경연연구소 공동기획](1) …기초능력 배양 위한 표준안 마련 절실

한동숭 전주대 교수

우리나라는 온라인게임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후 10여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시간이 흐르며 중국 등 경쟁국의 비약적인 발전과 글로벌 업체들의 안방 공략 등으로 우리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다.

또 정부의 각종 규제와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게임인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게임스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게임업계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콘텐츠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4회에 걸쳐 각계 전문가들의 분석과 제안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 순서는 산업의 기초가 되는 교육분야를 선정했다. [편집자]

전국 게임관련 교육기관은 현재 총 91개(2017년 기준)로 이중 전문대학은 20개, 4년제 학과는 43개, 대학원은 20개에서 관련 학과를 운영 중이다. 교육기간으로는 4년제가 67.8%, 2년제가 22.4%, 3년제가 10.2% 이며, 교육기관의 소재지도 서울 경기가 전체의 42.8%를 차지하고 있어 학과의 거의 과반수가 수도권에 있다.

취업률은 전체적으로 62%로 매우 높으며, 특이하게도 취업자의 취업분야는 게임기업에 취직한 경우가 44.3%로 가장 높아서 게임회사에 대한 선호도가 다른 전공에 비해 매우 높다. 현재 교육하는 게임 플랫폼은 현 상황을 반영하여 모바일게임이 가장 높고, 그 다음 온라인게임, PC 게임 순으로 나타났으며, 교육과정의 경우도 2D 및 3D 게임프로그래밍이 가장 강점을 지닌 교과목으로 선정되었으며, 그 다음이 게임 기획, 모바일 프로그래밍을 나타났다. 현재 교수진은 게임업체 경력자의 비중이 57.5%로 매우 높은 현업 경험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공별로는 이공계열 전공 교수가 5.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 이 미술, 게임학 순이다.

# 초기 시행착오 거치며 정착

이런 게임학과는 다른 전공에 비하여 큰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초기의 게임학과는 다학제간 융복합 특성들을 무시하고 컴퓨터 관련학과, 또는 미술 관련학과에서 여러 지원사업을 계기로 학과를 변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게임개발이 프로그래밍 기술만으로 그래픽 기술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러한 편견으로 6개월에서 1년과정의 기술 교육으로 게임 개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속된 구조조정의 와중에 최근 호남 지역에서와 같이 대부분의 게임학과들이 최근의 프라임 사업과 SW 관련학과 우대 정책으로 인하여 다시 컴퓨터학과로 복귀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또 게임 전공은 다른 전공과는 달리 산업의 변화과정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게임학 자체가 학문적 기반 보다는 대중문화로서 또는 문화산업으로서 태동되었기에 산업과의 연관성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게임은 최첨단의 기술기반산업이므로 기술의 변화 및 구현 플랫폼의 변화는 한 해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같이 기존 전공들과 차이점을 지니고 운영하기 어려운 게임학과는 다학제간 융복합 전공, 세부전공별 심도 깊은 실문 중심의 전문 교육과정이 필요한 전공, 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은 전공, 플랫폼 변화에 따른 교과과정의 변화주기가 빠른 전공,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4차산업 혁명의 핵심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고 견인하는 핵심 전공으로 그 특징을 규정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지닌 게임학과 운영을 위해서 필요사항이 너무도 많다. 한국에서 게임 인력양성은 게임 아카데미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여 주로 기술교육적인 측면이 주류를 이루었다. 게임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관련 교재 및 실무 기반의 교수인력 부족, 고가의 관련 기자재 및 S/W의 필요, 실질적인 산학협력의 부재, 다양한 프로젝트 기회의 부족, 포트폴리오 제작의 어려움, 취업과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시급한 과제는 혁신안 도출

이런 많은 문제 중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사항은 게임교육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혁신안 개발이다. 현재 개발되어 있는 NCS(국가직무표준)는 전문대학의 직능교육을 중심으로 3년의 개발주기를 지니며, 실무현장의 직무를 분석하여 능력단위를 추출하고 이를 위한 학습모듈이 개발된다.

하지만 이 교육과정은 게임산업과 같이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개발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 NCS 개발자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문제와 게임산업과 같이 플랫폼의 변화주기가 빠른 산업의 경우 3년이란 시간은 그만큼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또 게임 개발과 같이 창의적인 직무의 경우는 표준화하는 즉시 그 상품의 가치는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게임산업의 현실에서 교육 표준안 구성은 현장지향의 교육체계를 수립하여 현장적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교육과정의 체계성과 효과성, 수업의 충실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기초적인 능력 단위에 대한 표준적인 교육안을 개발하여 학습 모듈을 구성하여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이 필요한 게임분야의 교육은 개발자 상호간의 소통 능력, 창의적 아이디어 창출 능력, 다양한 개발환경에의 적응 능력, 다양한 분야의 융합 능력 등 실무 능력과 함께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해 가는 게임 산업계에서 생존해 나갈 기초 체력을 갖추어 주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빠르게 변화해 가는 산업 트랜드를 주기별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교육안들을 개발하여 교육기관들이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게임 인력 양성 교육과정 중에 직면하는 애로 사항 중 경험을 얻기 위한 프로젝트 기회의 부족이 가장 많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기자재와 소프트웨어의 부족, 실무 교수인력의 부족, 교재의 부족 등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현재 가장 부족한 사항은 바로 산학협력을 통한 프로젝트형 실전 교육사업을 각 개별 교육기관별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고학년과정에서의 실무교육은 각 전공 분야별 이론과 기술들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바로 원리와 기술 들을 실제 게임개발에 적용하면서 원리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기술들을 체화하여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교육기관에서는 현장에서 수행되는 실무 내용으로 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 산업계와 진흥기관의 협력 지원 사업으로 교육기관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기관에서도 기업체와의 협력은 물론 지자체나 사회단체들와의 협력을 통해 리빙랩과 같은 형태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들을 구성하여 실무 교육을 수행한다면 학생들의 응용력과 적응력 들이 많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대학의 링크 사업단들이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들의 운영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국내 게임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양한 게임생태계를 갖지 못한 점이다. 게임 유저들도 주로 유행하는 몇몇 게임이 플래이 되는 대부분이고, 개발사들도 이런 플레이들의 성향을 따라가기만 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산업은 다양한 장르, 플랫폼, 참신한 기술 등으로만 성장해 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참신성은 상업적 게임 개발과 무관할 수 있는 대학시절이 바로 최적기라고 할 수 있다. 개별 교육기관 또는 연합체를 구성하여 단기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인디게임과 같은 혁신적인 게임 콘텐츠를 개발 환경을 조성하고 멘토링을 하여 다양성의 토대를 조성해야 한다.

게임 산업은 크게 프로그래밍, 그래픽, 디자이너, 비즈니스 등 여러 분야의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분야의 인력들의 현 수요 및 각 분야별 고용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들이 전혀 없다. 단지 현재 기획 및 마케팅 분야의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개발자들간의 막연한 추측만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정부 및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게임산업 고용현황을 분석하고 각 분야별 양성 계획 및 과잉 분야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 산학 연계 통한 윈윈 자리잡아야

산학협력 관계 개선 사항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현장에서 실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증대를 꼽고 있다. 그리고 게임업체의 적극적인 산학협력활동 참여, 산학협력 지원사업 필요 등을 이야기 한다. 실무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게임 산업계와의 인턴십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인턴십 과정을 실시하려면 이에 매칭되는 산업계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와 같이 산업계가 대기업체와 소기업들로 양분화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인턴십을 수행할 기업체가 부족하고 기업들이 인턴을 수용할 능력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인턴십 수행시 학생 및 기업체의 지원, 계약학과 제도, 분야별 지역별 멘토 지원제도 등을 도입하여 취 창업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 들을 추진해야 한다.

전국 게임관련 학과협의회를 주축으로 하여 공동 전시회 및 해커톤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모든 게임 학과들이 어려워하는 작품전시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일반인 특히 게임산업계의 실무진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한 해에도 게임전시회는 국내외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부스를 마련하고 참여하기에는 재정적인 측면에서 매우 벅차다. 이를 학과들이 함께 공동으로 추진한다면 많은 장점이 있을 것이다.

위의 여러 제안 사항에 관해서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협회와 게임 학회가 인력양성지원사업, 실질적인 산학협력, 연구개발 등에 관하여 창의적 인력양성을 위한 관산학연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그동안 서로의 영역에서만 논의되고 실행되었던 여러 정책과 지원사업들을 공동의 이익을 위해 실천해 나간다면 하나씩 하나씩 풀려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mathhan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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