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서 출발해 대표 자리까지 올라…빠른 의사결정 위해 스튜디오 체제 도입

사진 = 왼쪽 부터 이정헌 넥슨 대표, 정상원 부사장, 강대현 부사장

“넥슨의 문화가 지속되며, 세상에 없던 다양성 등을 탐구하는 회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25일 판교사옥에서 ‘넥슨코리아 신임경영진 미디어토크’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이정헌 대표, 정상원 부사장, 강대헌 부사장 등 신임 경영진이 나와 자유롭게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초 박지원 전 대표로부터 대표로 발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 말을 듣고 처음 10초 가량은 기분이 좋았으나, 이후 밤부터 걱정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김정주 NXC 회장과 만나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대표 자리까지 올라온 만큼, 이 회사가 어떤 리더를 찾고 있는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다양성 안에서 조금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자회사인 네오플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편으로는 기분 좋고, 한편으로는 두려운 숫자라며 정상에 있으면 내려오게 되는 만큼 이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넥슨의 강점으로 20년 넘게 라이브 서비스하고 있는 노하우로 꼽았다.

강대현 부사장은 이 대표에 대해 사람들에 대해 훨씬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이 유저들의 숨은 니즈를 발견하는 사업부문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올리게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상원 부사장은 최근 모바일 사업이 부진한 것은 회사가 잘하는 것과 시장이 원하는 것이 맞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판단으로 인해 조직체계를 스튜디오로 나눠 자율성을 강조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정헌 넥슨 대표, 정상원 부사장, 강대현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스튜디오 체재로 변경됐는데 어느 정도의 재량을 줄 생각인지.
정상원 부사장 : “예산한도 내에서는 채용 등을 알아서 하도록 했다. 또한 외부에 알리기 전까지는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서도 내부에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향후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넥슨이 아닌 각 스튜디오를 앞세울 생각이다. 기존 개발 중이던 작품들의 스듀디오 배분에 대해서는 각 스튜디오들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배분했다. 향후 제 역할은 스듀디오간의 방향을 조절하고 컨설팅 등의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 넥슨의 경우 개발자와 사업자들이 번갈아 가며 대표를 맡았는데, 신임 대표 취임으로 변화가 생길지.
이정헌 대표 : “공교롭게 회사 대표를 개발자와 사업자들이 번갈아 가며 역임했다. 실적 등 외부에서 봤을 때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내부적으로는 기조나 방향성 등에 큰 변화는 없었다. 또한 나 자신도 가장 많은 고민을 한 부분이 신규개발 부분이다.”

- 향후 넥슨의 투자 방향은.
이 대표 : “중점 투자부문을 정해서 하지는 않는다. 큰 규모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으나, 스타트업 등의 회사도 보고 있다. 작품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들의 신선함 등을 중점으로 살피고 있다.”

-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 신사업과 관련된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이 대표: 자사 차원에서 가상화폐와 게임을 연결할 생각은 없다. 블록체인의 경우 가상화폐와 연결해 생각하는데,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의 경우 게임에서 사용될 요소는 많다. 비트스탬프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고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자사 AI 기술 연구의 경우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이뤄지며 게임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부문에 투자될 예정이다.”

- 스튜디오 조직개편과 관련해서 분사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지.
정 부사장 : “스튜디오로 구조가 변경되지만 법인 소속은 그대로 유지된다. 또 각 스튜디오를 분사시켜 책임을 떠넘기던가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결정 라인을 빠르고 단순하게 하기 위한 것일뿐 다른 의도는 없다.”

- 대표 본인의 장점과 매출 포부를 밝혀달라.
이 대표 : “저를 좋게 보는 인원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같이 꿈을 꾸는 직원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 사람들 곁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로 인해 의사결정 및 체제 등을 단독으로 처리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검증된 인재들과 토론을 통해 운영할 경우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임기 끝날 때 매출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임기가 끝날 때쯤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 먹히는 판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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