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글로벌 시장 이렇게 공략하라 (2):북미•유럽…’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성공신화 창출 가능성   

블레이드&소울

우리 게임업체들이 가장 먼저 해외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곳은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은 규모나 기술면에서 우리를 뛰어넘어 버렸다. 또 자국시장을 철저히 보호하면서 우리 업체들이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시장으로 변해버렸다.

일본과 동남아가 그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시장 규모 면에서 북미와 유럽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게임 선진국으로 자처하는 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우리 업체들이 당면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업체들은 이미 해외 시장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으나 여전히 북미·유럽, 일본 등 빅마켓 개척의 길은 멀기만 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북미·유럽과 같은 서구권 시장에서의 성공은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북미, 유럽지역에서도 우리 업체들이 주력하는 MMORPG 시장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우리가 들어갈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 또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새로운 글로벌성공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어 우리 업체들의 도전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 MMO 관심 높아져

과거 우리 게임 산업의 성장을 크게 도와준 것은 온라인게임의 해외 시장 개척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의 ‘미르의 전설’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와 네오위즈의 ‘크로스파이어’ 등이 중국에서 성공 신화를 만들며 우리의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은 모바일게임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흐름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에따라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영광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우리 업체들에 대한 판호 허가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간 큰 비중을 차지했던 기회의 땅에 발을 딛지 못하면서 우리 업체들의 위기감도 커져가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못지않게 거대한 북미·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려 개척에 나서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이 아닌 모바일 시장에서도 저변을 확대하기 시작함에 따라 우리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여지도 커져갈 것이란 관측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은 각각의 국가별 성향 차이가 있지만 영어권으로 접근이 가능한 동일 권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 업체들도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북미와 유럽 시장을 동시 공략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6년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을 북미와 유럽 시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그해 '블소' 1분기 매출은 이 같은 해외 시장 성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540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분기 기록을 달성했다.

'블소'는 무협 요소를 활용한 동양 팬터지 MMORPG로, 상대적으로 서구권 유저들이 단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현지 업체 의견을 적극 수용한 로컬라이징을 통해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해냈다는 것이다.

# ‘검은사막’ 현지화 성공사례

'블소'와 함께 국산 온라인게임의 성공 사례로는 펄어비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검은사막'이 꼽힌다. 이 작품은 유료 가입자 100만명, 최고 동시 접속자 10만명 등 이례적인 흥행세를 기록했다.

우리 업체들은 이 같은 성공을 기반으로 플랫폼 확대 행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검은사막'의 경우 스팀 발매 일주일 만에 3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성공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콘솔 버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루홀의 ‘테라’도 최근 콘솔 버전이 북미·유럽 시장에 발매되는 등 MMORPG의 저변 확대 행보가 늘어나는 추세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이는 우리 업체들이 쌓아온 역량을 발휘할 여지를 더하는 것으로, 향후 새로운 수요 창출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다. 국내와 달리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콘솔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행보로 성과를 거두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의 MMORPG뿐만 아니라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새로운 장르를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한 사례도 나타났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우리 업체들이 충분히 서구권 유저들의 입맛에 맞는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는 배틀 로얄 장르 시장을 개척해 온 브렌든 그린을 영입한 것이 꼽힌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의 특성이나 현지 유저들의 성향을 파악하며 흥행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북미·유럽과 같은 거대한 시장의 차이점을 단기간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은 현지 업체나 개발 인력들과 긴밀한 교류를 통해 이 같은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우리 업체들이 주력하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이 같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자(파이오니아)를 표방한 넷마블은 북미·유럽 서구권 공략을 위해 현지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쿠키 잼’ ‘판다 팝’ 등 퍼즐을 비롯한 캐주얼 장르의 흥행작을 다수 발굴한 잼시티(구 에스지앤)를 인수하는 등 서구권 업체와의 협력 관계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는 ‘마블 올스타 배틀’을 개발한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에 투자하며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넷마블은 이 같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등 서구권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한 판권(IP)을 활용한 작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현지 저변을 확대해 가고 있으며,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는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리니지2 레볼루션’을 북미·유럽 시장에 론칭하는 등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서구권의 경우 MMORPG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둬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자회사 잼시티가 모바일게임 개발 업체 브레인즈를 인수하는 등 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브레인즈는 실시간 전략 게임 ‘월드워 도’를 통해 주목을 받은 업체다.

잼시티의 경우 기존 캐주얼 장르뿐만 아니라 ‘해리포터’ IP를 활용한 게임에 이어 이번 브레인즈 인수를 통한 실시간 전략 게임 등 포트 폴리오를 확대해가고 있다.

서머너즈 워

# ‘서머너즈 워’ IP 활용 주목

컴투스(대표 송병준)도 북미·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파트너십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서머너즈 워’ 한 작품 만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특히 서구권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현지 업체들과의 협업 사례를 크게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거대 공룡 기업 액티비전과 함께 유명 IP ‘스카이랜더스’를 활용한 작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와 ‘서머너즈 워’ 코믹스,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는 등 현지 저변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올해는 ‘서머너즈 워’의 MMORPG 버전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큰 효과를 거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이 회사가 RPG뿐만 아니라 ‘댄스빌’을 비롯한 캐주얼 및 스포츠 장르 신작 론칭을 앞두고 있어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수요를 크게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컴투스가 일찌감치 모바일 전문 업체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현지 게임쇼 참가를 비롯해 오프라인 홍보 등 적극적인 브랜딩 작업에 매진한 것도 이 같은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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