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뛰는 VR게임과 기는 AR게임
[데스크칼럼] 뛰는 VR게임과 기는 AR게임
  • 김병억
  • 승인 2018.04.1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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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ㆍ기업 적극적 사업추진 대중화 성큼…'포켓몬GO' 이후 히트작 부재 '잠잠'

5~6년 전의 일이다. 가상현실(VR) 기기인 ‘오큘러스 VR’ 시제품이 첫 선을 보였던 때다. 당시 이 제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 임원이 신문사를 찾아와 직접 체험해 볼 기회가 생겼다.

시제품이다 보니 조금 크고 투박했다. 구현해 볼 수 있는 콘텐츠도 게임이 아니라 롤러 코스터 밖에 없었다. 그래도 신기해서 이를 얼굴에 뒤집어 쓰고 플레이를 해봤다. 그 순간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입체극장에서나 체험해 볼 수 있는 멋지고 아찔한 광경이 바로 코앞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레일을 따라 서서히 하늘을 향해 올라가더니 갑자기 바닥으로 떨어지듯 질주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무와 하늘이 휙휙하고 지나갔다. 오큘러스 VR을 처음 경험해본 필자의 소감은 “이거 정말, 한 물건할 것 같은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2~3년 후, VR 게임을 다시 접해볼 수 있었다. 일방향이었던 롤러코스터와 달리 게임은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가고, 내 행동에 따라 오브젝트들이 달라졌다. 하지만 곧 흥미를 잃을 정도로 단순한 전개가 계속됐다. 아직은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한참 흘러 2018년 현재. 지금은 제대로 된 VR게임을 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수년 전의 콘텐츠와 비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추측해 보건데 상당히 많은 발전을 가져 왔을 게 분명했다. 아직 극복하지 못한 기술적 한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VR게임들이 조금씩 우리 주변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통신업체인 KT는 최근 도심형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선보이는 등 VR와 증강현실(AR)을 포함한 실감형 미디어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까지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등 시장을 선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및 실감형 미디어 등 미래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기도 등 정부 중앙부처와 지자체도 VR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VR 콘텐츠 업체의 경쟁력 강화 및 산업 육성을 위해 119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VR·AR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디지털콘텐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VR 콘텐츠 개발 지원을 통해 테마파크 시장을 창출하며 생태계를 조성토록 한다는 것이다.

VR방 형식의 테마파크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홍대 직영점 오픈을 시작으로 연 내에 10여개의 'VR스퀘어' 매장을 설치키로 했다. 'VR스퀘어' 홍대점은 6개 층에 총 516평 규모의 도심형 가상현실(VR) 테마파크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VR게임과 달리 증강현실(AR)게임은 2년 전 등장한 ‘포켓몬GO’ 이후 너무 잠잠하다. 이 작품이 등장했을 당시, 전세계적으로 신드롬이 일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우리나라도 정식 서비스가 되기 전에 포항에서 ‘포켓몬GO’가 실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마니아들이 순례를 하듯 그곳으로 몰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이같은 열풍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포켓몬이라는 유명 판권(IP)에 의존했을 뿐, 단순한 게임성에 유저들이 실증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포켓몬GO’의 뒤를 이을 히트작은 나오지 않고 아류작들만 쏟아지고 있다. 그 마저도 유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포켓몬GO’가 AR의 힘이 아니라 IP의 힘으로 성공한 게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차세대 게임기술로 각광을 받으며,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두 분야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VR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데 반해 AR는 갈 길이 아주 멀어 보인다. 물론 아직도 두 산업 모두 초창기라고 봐야 한다. 지금의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너무 조급하게 지금의 상황을 예단하거나, 서둘러 판단할 필요는 없을 듯 해 보인다.  

두 기술이 라이벌 관계가 아니라,  보완적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상호 시너지를 꾀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산업이 탄생하고 무르익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제반 환경 등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VR와 AR게임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지난 5~6년도 기다렸는데, 앞으로 5~6년을 더 기다려라 해서 못할 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내일을 내다보게 하는 콘텐츠가 다름아닌 VR게임과 AR게임이란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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