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글로벌 시장 이렇게 공략하라①…‘뮤’ ‘미르’ 성공 사례 이어가야

게임 업계는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소수의 업체들을 제외한 대다수는 생존 위기를 버텨내기 어려운 빛과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상위 고착화 현상 심화로 부익부빈익빈의 격차가 계속되며 풍요 속 빈곤과 같은 처지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은 이 같은 척박한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해외 시장 개척에 주목해왔다.

더게임스는 이 같은 우리 게임업체들의 해외 시장 개척 행보를 살펴보고 진단하는 연중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특히 중국, 북미·유럽, 일본 등 빅마켓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및 인도 등 신흥 시장까지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편집자]

국내 업체들은 과거 온라인게임을 해외 곳곳에 수출하며 위상을 드높여왔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문화 콘텐츠 수출 규모 1등 공신으로 경쟁력을 발휘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며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이름도 점차 옛말이 됐다. 특히 주요 수출 국가로 각광받았던 중국은 당국의 전폭적인 육성 지원과 함께 자체 개발력 강화 등을 통해 오히려 역으로 우리 시장을 향한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글로벌 온라인게임시장에서 ‘한국산’은 기획력과 기술력이 동반돼 콘텐츠의 질을 보증하는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다. 하지만 해외 업체들이 자국의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중국 게임 산업 규모는 지난해 2036억 1000만 위안(한화 약 33조 3693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우리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시장 규모의 격차를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도 모바일이 온라인의 규모를 추월했듯이 중국 또한 모바일이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모바일 매출 규모는 1161억 2000만 위안(한화 약 19조 332억원)에 달해 우리 전체 시장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시장은 또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만 볼 것이 새로운 수출 성공 사례를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업체들은 일찌감치 중국에서 온라인게임 수출 성공 신화를 만들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비롯해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의 ‘미르의 전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등은 여전히 인기를 끌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불법 게임들 난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시대가 변하면서 이 같은 기존 온라인 인기작들을 활용해 모바일로 내놓는 사례도 급증하게 됐다. 특히 웹젠의 '뮤'를 활용한 '전민기적'이 흥행에 성공하며 이 같은 판권(IP)의 가치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전민기적'은 지난 2014년 론칭됐으며 첫 달 3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또 3개월 이상 현지 마켓 매출 순위 선두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당시 우리 업체들의 시장 안착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성과는 새로운 성공모델로 부상했다. 때문에 이를 시작으로 온라인 IP의 모바일화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 시도가 늘어나게 됐다.

'전민기적'은 중국의 천마시공이 개발하고 현지 퍼블리셔 킹넷과 협업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 웹젠은 IP 홀더로서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작품 완성도를 높여왔다.

개발 업체 천마시공은 ‘뮤’ IP를 선택한 이유로 원작 온라인게임이 현지에서 10여 년간 서비스가 이뤄졌고 8000만명에 달하는 유저풀을 보유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시장에 부합하는 작품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확신은 ‘전민기적’이란 이름처럼 초라한 시작에서 기적과 같은 큰 성공신화를 썼다. 현지 개발 업체 천마시공은 초기 인력이 10여명에 불과했으며 리우후이청 대표 혼자서 70% 이상의 코드 작업을 완료하는 인력난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웹젠은 이 같은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며 완성한 테스트 버전을 보고 성공 가능성을 발견,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이 작품은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듯 론칭 첫날 13시간 만에 매출 2600만 위안(한화 약 45억원)을 달성하며 새로운 흥행기록을 썼다. 이에따라 웹젠을 비롯해 개발사 천마시공까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천마시공은 중국 대형 퍼블리셔 아워팜이 3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80%를 인수할 정도로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았다.

웹젠은 이후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으며 IP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천마시공과 함께 개발에 나선 후속작은 일찌감치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정적으로 수출 항로를 유지하게 됐다.

'뮤' IP는 모바일뿐만 아니라 웹게임 및 HTML5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성과를 거두며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사례를 늘려가는 게 우리 업체들의 중국 시장 공략의 해법 중 하나로 꼽힌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거대한 시장 규모에 비례하듯 저작권 위반 및 불법 서버 운영 등에 대한 문제도 심각해 지고 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미르의 전설’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이 같은 불법 수권으로 인한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이다.

중국 현지의 ‘미르2’ 불법서버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는 게 위메이드 측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절반 정도를 양성화해 10%의 로열티를 받아 연 500억원 정도 매출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시광과기, 성육 등 현지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비수권 서버를 단속하고 이를 양성화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며 ‘미르’ IP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이를 통해 IP 가치를 제고하며 경쟁력 강화와 수익 증대 등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최전기’를 비롯해 10여개 이상 IP 제휴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웹툰을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IP 활용 저변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이처럼 게임의 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사례가 크게 늘어가고 있다. 때문에 중국 진출을 노리는 우리 업체들이 이를 활용해 입지를 쌓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죽의 장벽’ 판호 획득 난제

그러나 사드 문제로 야기된 우리 업체들의 판호 통과는 여전히 큰 장벽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여 간 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에서 판호를 받은 한국산 게임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외교 갈등이 봉합되는 국면에 들었으나, 판호 발급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선 관광 등의 문제가 가장 먼저 처리되고 게임 등 콘텐츠는 가장 늦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한 이후 텐센트와 계약을 체결해 중국 시장의 높은 장벽을 단숨에 통과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중국을 일순위로 두는 게 아닌 글로벌 전역에서의 성공을 우선하는 방법이 상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을 개발키로 하는 등 새 장르의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 업체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하며 현지에서 e스포츠 수요를 크게 확대시킨 이후 MOBA 장르의 모바일게임 ‘왕자영요’를 선보여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 모두 성공을 거둔 전례가 있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은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행보를 주의 깊게 살피며 적극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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