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로열클럽' 가입한 기업들(상)…끝없는 도전 통해 성공 DNA 만들어

게임을 비롯해 영화와 음악사업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게임업체들은 이 꿈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세계로 도약해 나가고 있다.

가장 먼저 매출 1조의 벽을 넘은 업체는 넥슨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첫 1조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이후 넷마블게임즈가 2015년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또 지난해 엔씨소프트까지 ‘리니지M’ 성과에 힘입어 1조 7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넥슨과 넷마블은 이미 2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업체로 거듭났으며 엔씨도 이에 못지않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줄 전망이다. 때문에 이들 업체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 것인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우리 업체들은 이미 2010년에 접어들면서부터 1조원 매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넥슨은 공격적인 인수합병 및 해외 시장 공략에 힘입어 2011년 1조원 매출 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이 가운데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015년 매출이 전년 대비 86% 증가한 1조 729억원을 기록하며 넥슨의 뒤를 이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앞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위기에 처했던 이 회사가 불과 몇 년 만에 선두 기업으로 도약한 것으로, 업계의 화제가 됐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결단력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012년 매출 2121억원, 영업손실 66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불과 5년 전만 해도 생존 위기에 처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창업자인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돌아와 모바일 사업에 주력하는 체질개선에 나서며 승승장구하게 됐다는 것이다. 방 의장 컴백 이후 이 회사는 모바일 시장에서 잇따른 히트작을 배출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몬스터 길들이기'를 비롯해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을 통해 RPG 시장 흐름을 주도하며 규모의 확대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또 RPG뿐만 아니라 '모두의 마블'과 같은 캐주얼 장르도 매출 순위 선두권에 안착시키는 등 폭넓은 라인업을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해외 시장 개척 행보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는 점도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모두의 마블'은 지난 2015년 글로벌 다운로드가 2억 건을 돌파, 누적 매출도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흥행세를 보이며 해외 매출 확대에 기여해왔다. 이와함께 '마블 퓨처파이트'가 6개월 만에 3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두며 이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을 늘려왔다.

'세븐나이츠' 또한 태국, 인도네시아 등 13개국 매출 순위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공세를 통해 2015년 해외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11% p 증가한 28%를 기록했다.

 

# 전략경영 구현에 심혈

방준혁 의장이 사업 계획 및 미래 전략을 밝히는 기자간담회 '넷마블 위드 프레스(NTP)를 개최하기 시작한 것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2015년부터다. 이 회사는 이후 매년 ‘NTP’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며 새로운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방 의장은 지난 2015년 첫 ‘NTP’에서 “이제 글로벌 시장은 ‘규모와 스피드의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엔씨소프트와 협업을 비롯해 IPO 추진 및 해외게임업체 M&A 등을 글로벌 전략으로 내세웠다. 또 넷마블 자회사 특성을 살리는 콜라보레이션 개발 및 해외 유저 성향을 파악한 현지화로 역량을 강화해왔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당시 방 의장이 내세운 전략경영, 사람경영, 숫자경영, 우리경영 등 4대 핵심 경영 철학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그는 “미래는 현상이 아니라 예측이고 전략은 혁신적이며 앞서야 한다”면서 ‘전략경영’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또 사람이 자산이고 구성원의 미래를 위해 전문가로 육성해간다는 ‘사람경영’, 모든 문제와 해결은 숫자로 해결하고 숫자에서 답을 찾는다는 ‘숫자경영’, 개인의 역량이 아닌 조직의 역량으로 일하고 성과가 나면 함께 나누는 ‘우리경영’ 등을 바탕으로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1조 클럽 업체로 거듭난 이후에도 이 회사는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상대인 대형 업체들과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서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블리자드액티비전이 킹을 인수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에서 성공 이후 IP를 대거 확보, 이를 다시 글로벌로 확대하는 속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인지도 높은 대형 IP 확보, 빅 마켓에 대한 철저한 현지화, 유저 맞춤형 개인화 등 3개 전략에도 집중해왔다.

특히 대형 IP 확보의 경우 넷마블의 IP를 직접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재로서는 기존의 유명 IP를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 개발에 착수하며 ‘유저 맞춤형 개인화’ 가능성도 타진하며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이 회사는 또 1조 매출 이후 코스피 상장 업체로 거듭나기도 했다. 또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M&A도 적극 타진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잼시티(구 에스지앤)를 비롯해 카밤 등 서구권 업체들을 인수하며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를 통해 1조원 매출 달성 2년 만에 2조원 시대를 열 수 있었다는 평이다.

이 같은 성과는 앞서 엔씨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레볼루션'은 첫달 매출 2060억원을 달성하는 등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또 그간 공을 들여온 해외 시장 개척 경험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못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54%에 달하는 등 글로벌 업체로서 순조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빅마켓 공략 시동

넷마블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 2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업체로서의 도약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올해부터는 ▲플랫폼 확대 ▲자체 판권(IP) 육성 ▲인공지능(AI) 게임 개발 ▲신 장르 개척 등 4개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자체 IP 및 개발 스튜디오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모바일게임을 넘어 콘솔 게임 및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기반 개발에도 착수했다.

특히 넷마블 자체 IP인 ‘세븐나이츠’를 닌텐도 스위치로 개발한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또 스팀 및 콘솔 게임을 개발 중인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개발 업체 니오스트림 인터랙티브의 약 30% 지분율에 해당하는 투자를 단행키로 하는 등 이전까지 모바일에만 집중했던 이 회사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어떤 성과를 거둘지도 업계 관심사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문화 콘텐츠와 게임 간 융합을 통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AI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를 고도화하는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지능형 게임 개발을 담당할 AI 게임센터를 설립하고 북미 AI 랩을 통해 글로벌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 회사가 앞서 밝힌 글로벌 시장 개척, 빅마켓 공략, RPG의 세계화 등 사업 전략들을 하나씩 이뤄왔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와 도전 역시 성사시킬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