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정웅 선데이토즈 창업자.

대박에 안주한 채 시장변화 적응 못해

이정웅.이대형 등 줄줄이 낙마 …경영능력에도 한계점 드러내

 

선데이토즈, 액션스퀘어, 파티게임즈 등 모바일 시대의 신흥 강자로 주목을 받아왔던 업체들의 창업자들이 최근 잇따라 업계를 떠났다. 시장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킨 흥행작을 발굴한 이들이 현업을 내려놓게 됐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현재 시장 사정이 그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기 때문이라 평하는 이도 적지 않다. 대형 업체들의 선두권 고착화가 지속되며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는 점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창업자들의 리더십을 비롯한 소양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는 큰 성공을 거뒀으나 이에 비례하는 책임감은 저버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시리즈를 흥행시키며카카오 게임하기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끈 업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전까지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중년 유저층을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유입시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들어왔다.

때문에 이정웅 창업자를 비롯해 박찬석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임현수 전 최고서비스책임자(CSO) 3인의 사임은 업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 대박의 신화 오래 못갔다

이정웅 전 대표를 비롯한 창업자 3인이 회사를 떠났다는 점에서애니팡신화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것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2016애니팡3’가 등장한 이후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새 시리즈가 나올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의 대표작 ‘애니팡시리즈는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출 순위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선데이토즈의 창업자들이 일찌감치 ‘애니팡시리즈 한계를 직감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성숙해지며 RPG를 비롯한 대작 위주로 흘러가게 됐기 때문이다.

주력 시리즈인 ‘애니팡은 막강한 파급력을 보여줬으나 RPG 장르 시대로 향해가는 흐름을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또 퍼즐을 비롯한 캐주얼 시장 싸움에서도 카카오프렌즈의 브랜드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이 회사는 또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수출 항로 개척에 나서기도 했으나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좌절을 맛보게 됐다. 이처럼 안팎으로 활로 모색에 난항을 겪게 됨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선데이토즈는 지난 2013애니팡한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코스닥 상장 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 이정웅, 임현수, 박찬석 등 창업 3인방은 스마일게이트에 회사 지분 20.89% 1200억원에 매각했다.

이 가운데 기대를 모아왔던 후속작 ‘애니팡2’가 당시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킹의캔디 크러쉬 사가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때문에 이정웅 등 창업자들을 상대로 업계를 대표할 리더의 면모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사진=이대형 파티게임즈 창업자.

# 중국 진출 좌절이 결정타

지난 2012년 등장한애니팡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불러일으켰으나 일각에선 정체성이 불분명한 작품이 운 좋게 성공했다는 식으로 평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차기작까지 표절 시비 문제가 터짐에 따라 창업자들에 대한 여론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간 수백억원을 벌어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성공한 작품의 겉모습만 바꿔 내놓는 수준을 답습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와 함께 독창적인 작품을 내놓을 역량이 없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됐다.

또 혹여 일부러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한다고 생각해도 이 회사의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거센 반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당시애니팡2’는 매출 순위 선두권에 안착하는 등 흥행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모방을 통한 성공으로 쉽게 회사의 규모를 키워갈 수는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쟁력을 키울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 흐름을 주도할 역량을 키우지 못함에 따라 점차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져 뒤처지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것도 이 회사의 역량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해외 작품을 국내 입맛에 맞게 바꾸는 것으로 성장해 온 업체가 어떻게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애니팡을 필두로 신생 업체들의 성공 사례가 잇따르며 규모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던 시기부터 포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또 대다수 업체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외 진출 계획을 타진해왔다.

이정웅 등 선데이토즈의 창업자들도 이 같은 의도로 수출 항로 개척을 모색했으나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까지 점차 약화됨에 따라 결국 창업 주역들이 현업에서 물러나는 선택을 내린 것으로 여겨진다.

선데이토즈와 더불어 모바일 시대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던 파티게임즈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대형 창업자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결국 조용히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 커피를 흥행시켰으며 이를 통해 코스닥 상장 업체로 거듭났다. 이후 개발뿐만 아니라 퍼블리싱을 통해 라인업 확대에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이전과 같은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으나 수출 실적을 제대로 올리진 못해 회사 경영난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 2015년 이대형 창업자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체질 변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결국 지난 2016년 이 회사는 모다정보통신에 지분을 모두 넘기며 경영권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지원에 나설 것이라던 이대형 창업자도 지난해 조용히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이전까지의 성공담과 대비되는 초라한 결말을 맺게 됐다.

 

사진=김재영 액션스퀘어 창업자.

# 두 번째 기회 앞두고 퇴진

캐주얼 장르뿐만 아니라 RPG 시대를 개척한 신흥 업체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블레이드를 히트시킨 액션스퀘어의 김재영 창업자도 회사 경영을 내려놓고 개발에 매진하다 결국 회사를 떠난 것이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선보인 모바일게임블레이드가 흥행시장에서 히트를 거두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블레이드 2014년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실적을 거뒀으며, 액션스퀘어는 이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블레이드의 중국 수출이 무산되는 악재에다 신작 론칭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로 적자에 허덕이기도 했다. 결국 김 창업자가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개발총괄이사를 맡아블레이드2’ 개발에 전념하는 등 쇄신에 나섰다.

이 가운데 김 창업자가 대표 사임 9개월여 만에 다시 회사를 떠나기로 함에 따라블레이드2’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이도 적지 않다. 회사 측은 사실상블레이드2’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김 창업자의 공백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가 작품을 선보이고 유저들의 평가를 받은 후에 사임을 표하는 게 맞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레이드2’는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MMORPG 장르가 시장을 점령하는 등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작품 완성도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까지 다방면에서 불신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찌됐든 끝까지 김 창업자가 회사의 일원으로 남는 게 개발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는 게 아니었겠냐는 지적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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