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모회사인 NXC(대표 김정주)가 최근 보유하고 있는 넥슨재팬 주식 1000만주를 도쿄 증권거래소를 통해 매각함에 따라 NXC의 매각 자금 향배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XC의 이번 주식 매각 대금 규모는 약 3500여억원. 그러나 이 자금에 대한 운용 계획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특히 관련업계에서는 당장 대규모의 자금이 투여될 만큼  급박한 프로젝트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넥슨 재팬 주식 매각 소식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NXC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코빗은 김정주 회장이 최대주주이다.  지난해 9월 김 회장의 직접 지시로 약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동원해 코빗을 인수한 NXC는 미래 전략사업가운데 하나로 가상화폐를 선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가상화폐 시장은 IT분야의 동료이자 라이벌인 김범수 이해진 등 거물급들이 배수진을 치고 있는 곳. 또 코빗은 국내 첫 가상화폐 거래소라는 잇점에도 불구, 시장 점유율은 가장 떨어지고 있다. 특히 김범수 의장이 먼저 선점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해마다 급성장, 지난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해진 의장이 자회사 라인을 통해 올초 설립한 라인파이넨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김 회장의 승부욕을 자극했을 것이란 설이 있다.

김 회장은 직감으로 사업을 벌여온 전형적인 사업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감으로 투자한 사업과 게임은 거의 실패하지 않았다. 게임 '던전앤 파이터' 를 시세가의 거의 두배에 가까운 거금을 주고 사온 것을 비롯, '서든 어택' '메이플 스토리' 등 화제작들도 다 그의 감에 의해 투자되고 넥슨에 인수된 작품들이다. 따라서 이번 NXC의 넥슨재팬 매각대금 상당액도 가상화폐 쪽으로 쓰여질 공산이 크다는 것.

더욱이 NXC가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위메프와의 협업을 위해 거금을 마련중이었다는 소문이 있어 왔다는 점에서 NXC의 주식 매각 자금의 종착지는 가상화폐 쪽으로 기울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 김 회장이 추진한 대부분의 사업은 거의 감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 그러나 그의 감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스터디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감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 승부처에서 결코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는 김 회장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또다른 한판 승부를 겨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회사가 게임업체 M&A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관계사인 넥슨의 경우 국내 게임 시장에서 온라인-모바일 등 양 플랫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 알짜 업체를 인수하는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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