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코딩교육 의무화 열기 뜨거워…게임개발에 대한 흥미가 먼저

올해부터 코딩이 의무교육으로 지정되면서 게임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코딩 교육에 대한 이슈가 자주 이야기되고 있다. 이미 대중 매체를 통해 코딩 교육에 대한 분위기를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실제 현장에서 뛰고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얼마나 많은 질문과 이목을 받을지는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코딩교육 의무화는 올해 전국 중‧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초등학교까지 확대될 방침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게임분야가 아닌 교육분야에서는 코딩 교육이 가히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미 선행학습의 실효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코딩 선행학습의 경우, 사교육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학원과 과외는 물론이거니와 ‘코딩 유치원’이라는 이름으로 유아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생겨나고 있다. 대형 포털에서 '코딩 교육'만 검색해도 어렵지 않게 '코딩 자격증'을 추천검색어로 확인할 수 있고, 유료 광고라고 할 수 있는 '파워링크' 역시 코딩 교육을 하는 학원 기관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움직임의 근간에는 '아이들은 게임을 좋아한다'라는 선입관이 있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임을 개발할 때 프로그래밍 분야가 가장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매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일부 학부모와 교육자들의 인식은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그야말로 그들이 생각하는 시장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조기 코딩교육 열풍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잡스 애플 전 대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대표와 팀 쿡 현 애플 대표 등 유명 셀럽들의 발언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팀국 애플 대표의 경우 "외국어를 배울 시간에 차라리 코딩을 배워라. 코딩은 전 세계 70억 인구와 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언어이기 때문이다"라는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국내 교육계가 코딩에 포커스가 맞춰 열을 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게임산업은 복합 문화 산업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하나만 잘 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게임 개발에 있어 코딩과 프로그래밍 분야는 없으면 안 되는 중요 것은 사실이나, 반대로 코딩만 잘 할 줄 안다고 해서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국내 IT산업 전체를 보면, 프로그래머들의 근속연수가 다른 분야에 비해 가장 짧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새롭게 도입되는 프로그램과 시장 트렌드에 최적화된 새로운 인재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인력 이동이 어느 직군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코딩 선행학습이란 이름으로 조기교육에 몰아넣는 학부모들이 얼마나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프로그래머는 게임 산업 직군 중 가장 많은 노동량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신기루만을 보고 열광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코딩 교육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미 국내 프로그래머 인력 시장의 경우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게임 프로그래머가 금융권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는 등의 사례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프로그래머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허황된 신기루를 쫓아가는 것은 전체적으로는 시장 자체를 망가뜨리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비단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모든 게임 관련 분야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아이들이 얼마나 게임 개발에 흥미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게임 시장은 지금도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며급변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코딩 조기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게임 개발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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