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게임 개발에 필수품 자리매김…출시 10주년 맞아 새 제품 기대

올해는 IT업계에 있어 여러 기념비적인 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업에서 뛰고 있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있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용 PC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이 제품이 생각이 날 것이다.

올해는 애플의 대표 노트북 라인업인 ‘맥북 에어’ 10주년이 되는 해다. 애플은 10년 전인 2008년 1월 15일 ‘맥월드 2008’ 행사를 통해 맥북 에어를 공개했다. 당시 행사장에서 스티브 잡스는 서류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내면서 세상을 충격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맥북 에어는 2018년 현재도 시중에 유통되는 노트북 라인업과 비교하면 얇은 측에 속한다. 무게는 1.36kg이지만 두께는 제일 두꺼운 부분이 1.9cm, 제일 얇은 부분을 0.4cm까지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물론 이런 얇은 노트북은 예상 외로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했다. 노트북에 필수적으로 달려 있던 CD롬 드라이브가 과감히 빠지고, 포트 역시 기본 4~5개 이상이었던 기존 노트북과 달리 3개의 포트로 줄어들었다.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SSD가 탑재되긴 했지만 넉넉한 용량을 제공하던 HDD가 빠지면서 용량 부족 문제 역시 대두되기도 했다.

이후 맥북 에어는 노트북 시장에 울트라북이라고 불리는 제품군을 만들어내는 데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기존 노트북보다 얇으면서도 고사양 퍼포먼스가 가능한 제품군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맥북 에어와 경쟁을 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맥북 에어는 ‘아이폰’ 등장 이후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자하게 됐다. iOS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애플의 노트북은 필수 장비가 됐고, 자연스럽게 맥북 에어의 수요 역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압도적인 흥행을 보여줬던 맥북 에어도 출시 10주년인 지금은 당시 위용을 찾아보긴 쉽지 않다. 이미 경쟁사들의 제품이 맥북 에어보다 얇고, 가벼우며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애플에서도 2013년을 마지막으로 맥북 에어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이 초경량 노트북 시장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미 일반 맥북의 두께가 1.31cm를 기록하면서 맥북 에어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반 맥북뿐만 아니라 전문가용 제품으로 알려진 맥북 프로 역시 크기 대비 성능을 맥북 에어 이상으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이런 10년 동안 보여준 맥북 에어의 흥망성쇠는 자연스럽게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의 흐름을 보는 듯 하다.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는 있지만 이미 온라인 게임에서 보여준 바 있는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한 시장 개편이 시작됐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 시장이 새롭게 개편되면서 스마트폰 게임의 초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질 낮은 게임의 무분별한 출시와 카피캣 이슈, 그리고 오픈마켓 운영 회사의 늦은 대응 등은 대부분 해결이 됐다. 맥북 에어의 장점을 기존 노트북들이 자연스럽게 흡수한 것과 같은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10년 전 혁신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시간이 흐른 지금 너무나 당연하고 FM이 돼버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새로운 맥북 에어의 등장을 감히 기대해 본다.

이미 모바일 게임 시장은 10년 전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궤도의 정점에 올라서 있고, 이제 새로움으로 무장한 게임계의 맥북 에어가 고정관념이란 이름의 서류봉투 속에서 등장을 준비 중일 것이기 때문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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