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카카오에서 '게임하기' 서비스를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기대의 시선으로 이를 지켜봤다. 이 때문에 당시 모바일게임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게임빌과 컴투스 등 기존 업체들은 다소 관망 내지는 평가를 유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카카오의 '게임하기'는 우려의 시선을 털어버리고 대박을 터트렸다. 모바일 게임 히트작은 모두 '게임하기'를 통해 탄생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애니팡' '아이러브커피' '블레이드' 등이다. 화제작 '애니팡'은 순식간에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국민게임으로 자리했고 '아이러브커피' 는 과거와 다른 상큼한 게임이라며 젊은층의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게임 성공을 바탕으로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는 가볍게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두 회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한 작품 성공만으로 기업을 공개한 사례에 대해 시장에선 불안하다는 반응이 뚜렷했다.  이 후 두 업체는 후속작을 발표하는 등 꾸준한 작품 활동에 나섰지만 신통치가 않았다. 또 한기업은 아예 작품 표절 시비에 휘말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장의 우려의 반응은 적중했다.

 지난해 이대형 파티게임즈 창업자가 회사 지분을 정리하고 게임계를 떠난 데 이어, 최근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도 회사를 떠났다. 또 액션스퀘어의 김재영 창업자도 당분간 쉬겠다며 이들의 뒤를 이었다.

업계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아온 ‘벤처 성공신화’의 주인공들이 줄줄이 업계를 떠나게 된 것이다.

이들의 퇴진에 대해 시장에선 여러 설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들이  과거에 해 왔던 , 또는 경험했던 성공방식에서 한걸음도 새롭게 발을 내딛지 못한 게 이들이 시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게 정설이 되고 있다.  막 말로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고,  MMORPG에 대응하는 전략도 수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이 시장에 남긴 건 그들이 만든 게임도 아니고, 자신의 이름도 아닌, 그저 스쳐 지나간 바람인 것처럼 아주 작은 상처 자국만 남기고 떠난 셈이 됐다.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정한 크기의 황금궤를 꿰 차고 나가니까 미련도 없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가지는 기업을 공개한다는 것은 자신과 자신이 세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함께 동반해 수행하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 무엇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그들을 향해 아예 먹튀 인물들이라고 혹평까지 하고 있다.   

그들의 퇴장에 대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아니라 이 겨울의 한파처럼 춥고도 혹독한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그만큼 무임 승차에 대한 도덕성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실력보다는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는 그들에 대한 저평가의 시선이 적지않게 작용하고 있음도 부인키 어렵다.  카카오 게임하기라는 스마트폰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큰 노력 없이 성공한 케이스일 뿐이라는 것이다.

게임계를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이 그저 씁쓸하고 착잡하기만 하다. 그래도 게임이 아닌 다른 한쪽에 자신들의 흔적 정도는 남겼어야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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