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꿈 좇아 무작정 투자 기승…트렌드 따르기 보단 경쟁력 키워야

작년 말을 시작으로 2018년 현재까지 경제계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으로 대표되는 암호화 화폐(가상 화폐)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상화폐 이슈가 경제 뉴스에 오르내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화폐 자체는 사실 큰 투자 아이템이라기보다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주목을 받던 기술이다. 일반 화폐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배제하고, 가상화폐만의 가치를 더함으로써 전 세계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 기반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에 대한 유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가상화폐 분야는 그야말로 투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지적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지불능력을 가진 화폐로서의 접근이 아니라, 투자 대비 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기 상품으로 대중들의 인식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일정 금액 이상 여윳돈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 특히 여러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IT업계 종사자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사실과 루머를 구분할 수 없는 정보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익 실현만을 위해 투자란 이름의 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게임계에서는 이런 케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부 업계 종사자들의 가상화폐 투자 성공기와 실패기를 업계 종사자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투자대비 큰 이익을 낸 사람들도 다수 있지만 이와 반대로 큰 손해를 봤다는 후기도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2000년대 초반 주식 열풍이 불었던 당시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업계에서는 너도 나도 새로운 투자 아이템으로 주식을 선택해 장 개장과 마감을 오가며 차트만을 바라보던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은 주식으로 대박 난 사람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반대로 수천만원의 빚을 떠 앉은 개미 투자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상화폐 열풍을 조금만 시선을 돌려서 바라보면, 업계가 기업 단위로 펼치던 전력이 있다. 바로 모바일 게임이 시장 트렌드로 급부상하자 너도 나도 모바일 게임 개발에 착수했던 2012년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이다.

당시 모바일 게임은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과, 투자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경쟁적으로 도전했다. 물론 철저한 시장 조사와 기술 노하우 활용, 과감한 장르 개척 등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도 많았지만, 반대로 여러 성공 케이스를 그대로 카피해 졸작들을 내놓았던 업체들 역시 셀 수 없이 많았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대형 MMORPG 작품이 트렌드가 될 정도로 대형화가 되고 전문화 됐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업체와 작품들이 시장에 등장했다가 사라졌고, 또 여러 회사에 흡수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말 그대로 주식이나 가상화폐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여준 셈이다.

가상화폐 투자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브레이크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주식의 경우 상‧하한가의 규모 제한이 있고, 연속 상‧하한가에 대한 규제가 존재하지만 가상화폐는 이런 규제는 커녕 거래 시장의 제한시간마저 없다.

이런 가상화폐 시장의 우려스러운 점은 어찌 보면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여러 투자와 도전에 대한 제한은 없지만, 그 리스크 또한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된 도전과 투자로 인한 피해는 회사뿐만 아니라 회사의 구성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에서 규모를 짐작하기 힘든 도박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앞으로 더욱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단일 장르만으로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줬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와 같이 성공 트렌드만 좇아가는 모습을 이어간다면, 시장 확대가 아니라 시장 몰락의 가능성도 염려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대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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