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글로벌 시장서 코리아 위상 높이는 업체들…넷마블, 모바일 MMO 수요 장악

배틀그라운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업계에 희망을 주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며 침체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가장 큰 성과를 낸 업체는 중소 게임업체인 블루홀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회사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라는 한 작품으로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스타로 거듭났다.

이 회사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는 이전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스팀 플랫폼을 통해 이례적인 흥행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모바일게임 업체들도 글로벌 시장 개척에 성공하며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넷마블게임즈는 일본, 북미·유럽 등 주요 빅마켓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보이며 MMORPG 장르 선점에 나섰다.

이와함께 펄어비스와 컴투스가 각각 ‘검은사막’과 ‘서머너즈 워’를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등 롱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우리 업체들은 온라인게임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위상을 드높여왔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올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4조 720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흥행세에 힘입어 지난해 감소세를 딛고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다.

# 무려 2500만장 판매 대기록

올해는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대표 김창한)가 개발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국산 게임의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워 이목을 끌었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3월 스팀의 시범 서비스 단계인 ‘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발매됐다. 이후 현재까지 2500만장 이상이 팔렸으며, 동시접속자 200만명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이 작품은 최근 공개된 X박스원 ‘앞서 해보기(게임 프리뷰)’ 버전 역시 이틀 만에 100만장이 팔리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업체들이 크게 힘을 쓰지 못했던 스팀을 비롯해 콘솔 시장에서 역량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약 9개월 간 테스트를 마치고 1.0 버전을 내놓으며 인기 가속화에 나섰다.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며 대대적인 변화와 새로운 콘텐츠가 공급된다는 점에서 흥행세 역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단순 매출 지표 측면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가져올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큰 편이다. 우리 업체들의 역량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며 해외 시장 진출 및 교류 확대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는 평가다.

펍지는 ‘배틀그라운드’ 성공 이후 중국 최대 업체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우리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지지부진하며 난항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례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또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까지 개발키로 하는 등 적극 협업에 나서기로 했다. 모바일 버전은 펍지가 리소스를 제공하고 텐센트가 주로 개발을 맡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게임 판권(IP)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중국 현지 업체들과 협력하거나 유저들의 취향을 고려해 철저히 현지화에 나선 작품들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사드 보복에 따른 수출길이 막히면서 우리 업체들은 중국에서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 가운데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세를 보임에 따라 굳게 닫혔던 철문을 뚫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서머너즈 워’ e스포츠 통해 롱런 도전

‘배틀그라운드’에 앞서 최근 해외 시장 개척 행보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와 협력해 북미·유럽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가운데 펄어비스는 올해 들어 대만 및 남미 등에서 자체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해외 시장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 작품은 이 같은 공세에 힘입어 누적 판매액 4000억원을 넘겼으며 80% 이상을 해외에서 매출을 올렸다.

‘검은사막’ 역시 지난 5월 스팀을 통해 발매됐으며 당시 첫 주 만에 30만장을 팔아치우며 글로벌 히트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1년 이상 서비스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스팀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냈다는 것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또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e스포츠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2019년까지 소폭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이 온라인 규모를 추월하며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이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2.7% 증가한 4조 88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온라인을 첫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리니지M’과 같은 온라인게임을 활용한 대작 지향 작품들이 속속 출시되며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처럼 시장 성장세를 견인한 모바일 대작들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 역시 RPG 장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은 수년전부터 RPG 장르가 매출 순위 선두권을 점령해왔으며 수집형을 비롯해 액션, MMO 등으로 흐름이 빠르게 변화해왔다. 반면 북미·유럽을 비롯한 서구권 시장은 퍼즐이나 전략 장르가 인기를 끌어왔고 RPG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가 흥행에 성공하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 및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 국내 시장 흥행 판도를 뒤바꾼 MMORPG 대작들이 속속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컴투스(대표 송병준)는 올해 ‘서머너즈 워’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는 콘텐츠 수급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부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을 끌어왔다.

특히 미국에서 열린 대회 피날레 ‘월드 파이널’은 3000여명 현지 관객이 몰렸다. 또 11개 언어로 전해진 온라인 방송 역시 동시 접속자 7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성을 검증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이를 점차 발전시켜 모바일게임 문화 축제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의 RPG 장르 수요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는 점에서 이 같은 행보는 우리 업체들의 성공 전략 중 하나로 눈여겨볼만하다는 것이다.

# 모바일 MMO시장 개척 성과

‘서머너즈 워’ 이후 해외 시장 개척에 두각을 나타낸 작품 중 하나는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아시아 11개국에 이 작품을 론칭하며 글로벌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하루 만에 대만, 홍콩, 마카오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일주일 만에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을 포함한 6개국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가운데 이 회사는 지난 8월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며 론칭 18시간 만에 현지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하며 이목을 끌었다. 또 이틀 만에 다운로드 2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이례적인 흥행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지난달 북미·유럽 등 글로벌 54개국 서비스를 시작하며 올 한해 쉬지 않고 해외 시장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해왔다. 북미·유럽의 경우 매출 순위 20~30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북미·유럽 시장은 아직까지 MMORPG 장르가 생소한 비주류 장르로 여겨지는 편이다. 때문에 이같은 성과는 척박한 토양에서 성공적으로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최근 감마니아를 통해 ‘리니지M’ 대만, 홍콩, 마카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올해 끝자락 마지막으로 해외 수출 항로에 큰 배를 띄워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작품은 대만 현지 애플 앱스토어 사전 다운로드가 64만건에 육박했으며 최고 동시접속자도 15만여명을 기록하며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초반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작 온라인게임이 우리나라 못지않게 장기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모바일 역시 흥행세를 재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와이제이엠게임즈(대표 민용재)가 스팀을 통해 선보인 가상현실(VR) 게임 ‘오버 턴’도 한 시간 만에 스팀 VR차트 최다 판매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평을 받았다. VR은 모바일에 이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삼고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시작으로 성공 사례가 늘어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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