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계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기존 지상파 방송 3사에 쏠려있던 무게중심이 케이블로, 그리고 인터넷 방송으로 이동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방송 산업의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방송은 기존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과 전혀 다른 형태와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한 화당 10분 내외의 짧은 길이와 높은 수위의 표현 방식, 접근이 쉽다는 점 등은 가능성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는 인터넷 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검색 포털의 사업 구조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털들이 자체적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고,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영상 콘텐츠를 대거 노출시키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심지어 방송사와 협력해 독자적인 콘텐츠를 직접 생산해 유통하는 모습도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행보는 동시에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지적을 받고 있다. 대형 방송사들이 인터넷으로 본격 진출하면서 또 다시 대기업의 시장독점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과, 과도한 마케팅이 나타나면서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상파 채널을 통해 제공되는 일반 방송조차도 미공개 영상 및 특전 영상을 인터넷으로 공개하고 있고, PPL을 비롯한 제품 노출은 간접광고 때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송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케이블TV 채널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 전용 외주업체들도 인터넷 방송과 관련한 콘텐츠 제작을 준비 중이거나 시범 방영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와 비례해서 과도한 홍보 노출과 수위 조절, 자극적인 소재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방송계의 모습은 현재 엄청난 성장세를 바탕으로 시장의 대세가 된 모바일 게임과 판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바일 게임 시장도 초기에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다양한 개인과 중소 업체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대형 업체들만의 경쟁판으로 바뀌어 중소업체는 제대로 게임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매출 순위 30위권의 태반이 분기별 매출 수천억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고, 광고 역시 연예인을 필두로 한 초대형 마케팅이 주를 이루면서 시장이 거대자본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의 경우 대형 업체들의 모바일 게임 개발까지는 이뤄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사업 방향을 변경하면서까지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회사의 판권(IP)을 모바일 개발 업체에 주고 협업을 통해 게임 개발을 진행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시장의 성장과 발전은 어떤 산업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대기업의 파이를 불리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면 그 시장은 자연스럽게 붕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인터넷 방송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비판의 목소리를 방송계뿐만 아니라 게임계 역시 반면교사로 삼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