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시장이 최근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밀려 ‘퇴물’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 소니 등 콘솔업체들이 새로운 하드웨어를 속속 론칭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형 콘솔 게임기 'X박스원X'의 1차 공급물량은 예약 판매 하루만에 모두 매진됐다. 2차 공급물량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하이브리드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의 반향도 만만치 않다.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대원샵과 대형 마트, 게임 전문점들은 '닌텐도 스위치'의 판매 호조에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놓칠 수 없는 재미있는 현상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가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시소 게임을 벌이며 시장을 부양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품의 구매력은 무엇보다 과거의 제품과 다른 새로워진 기능 등 혁신의 노력에서 촉발된다 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못지않게 동종업체간 라이벌 경쟁은 또다른 제품 수요의 견인차로 작용하기도 한다.

과거 LG전자(구 금성사)가 가전제품 시장을 독식했을 때보다 삼성전자가 뒤늦게 시장에 가세해 경쟁을 펼쳤을 때, 국내 가전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역시 그랬다. 경쟁을 유발하고 분발의 자극을 주는 건 다름아닌 상대다.

최근 국내 게임시장이 외화내빈의 양극단의 현상을 빚고 있는 것도 이같은 라이벌 구도가 사라졌기 때문이란 지적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2012년 이전엔 온라인게임의 경우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컴투스와 게임빌이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면서 성장해 왔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같은 라이벌 구도가 깨져 버렸다. 지배구조 변경 등으로 '나홀로 아리랑'이 된 셈이긴 하지만, 후발 주자들의 도전을 용인하지 않고, 감싸지 않으려는 산업계 풍토도 한몫을 했다.

인위적으로 라이벌 구도를 그릴 수는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게임업계에 그런 조짐이 조금씩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일대일의 기업 구도도 그 것이지만 시장별, 장르별 특성에 따라 라이벌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시장에 뛰어들면서 그간 백기사 역할을 해 온 넷마블과의 한판승부를 겨냥하고 나선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또 '배틀 그라운드'를 앞세운 블루홀의 승전보도 화제다. 그들이 '포스트 엔씨소프트'를 겨냥할 것이란 소문도 유저들을 포함한 관전자들입장에선 결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왜냐하면 경쟁과 자극이 없으면 시장은 이내 발전하지 못하고 수요 고갈로 사양길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콘솔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의 라이벌 경쟁이 특히  눈길을 끌어 모으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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