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GO' '스위치' 등 꾸준히 도전…우리도 성공요인 벤치마킹 필요

2017년도 끝이 다가오는 지금, 지난 1년 동안의 게임계 이슈를 돌아보면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역시 일본 대표 게임업체 닌텐도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닌텐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분야에서 모두 새로운 행보를 보이며 상업적인 성공과 산업적인 발전을 모두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는 역시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된 '포켓몬 GO'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7월 서구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올해 초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의 위치 기반 서비스와 카메라를 활용한 기초적인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지만 '포켓몬스터'의 IP 파워가 스마트폰 게임 특유의 간편함과 결합하면서 역대 최고의 시너지를 뽑아냈다는 평가다.

실제로 '포켓몬GO'에 대한 게임성 평가는 그리 높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메타크리틱에서도 종합 점수가 70점을 넘지 못했고, 유저 스코어 역시 5.4점대를 기록하며 평작 이하의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켓몬 GO'는 지난 20년간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포켓몬스터' 자체의 IP 파워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직접 현실 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액티브한 활동이 더해지면서 아직까지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 됐다.

특히 '포켓몬 GO'의 시너지는 '모바일 게임을 통해 콘솔 게임에 대한 홍보를 이어나가겠다'고 공표했던 닌텐도의 전략이 그대로 적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의 흥행 이후 닌텐도 3DS로 출시된 '포켓몬스터 썬&문'의 경우 역대 포켓몬스터 시리즈 중 최다 판매량 기록을 단시간에 갈아치우며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으로 보면 닌텐도가 그간의 부진을 딛고 완전히 부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 3월 출시됐고, 국내 역시 지난 1일 정식 판매를 시작한 '닌텐도 스위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닌텐도는 '닌텐도 위'와 '닌텐도 3DS'에서 콘솔 하드웨어 분야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차세대 콘솔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닌텐도 위유'가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하며 처참히 실패하면서 '닌텐도도 결국 콘솔 기기 분야에서 철수하는 것인가'라는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닌텐도는 새롭게 '하이브리드 콘솔'이란 명칭 아래 '프로젝트 NT'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콘솔 게임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시장에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는 닌텐도의 자신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판매 지표 및 성과로 보여주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는 집에서 즐기는 TV모드와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테이블 모드, 휴대용 모드로 사용이 가능한 콘솔기기로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닌텐도 위유' 이상의 퍼포먼스를 '3DS'를 즐기던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재 닌텐도 스위치는 계속해서 목표 생산량을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기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11월 말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대량으로 물량이 추가 공급되기 전만 하더라도 최대 판매 시장인 북미와 일본에서 모두 제품 부족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닌텐도의 성공적인 부활과 관련해 업계는 닌텐도의 고집과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 결합하면서 이런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닌텐도는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이자 동시에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그 뒷면에서는 여러 방향으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한 개발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아직은 모바일 게임 개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던 때에도 자사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테스트해보고 있었고, AR 기술 역시 '포켓몬스터'라는 강력한 IP를 더해 성공적인 첫 상업 작품을 내세웠다는 평가다.

'닌텐도 스위치' 역시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기 보단 닌텐도가 '위'와 '위유' '3DS'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게임 환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만들어진 기기라는 점에서 가장 닌텐도스러운 기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필자 역시 개인적으로 닌텐도의 다소 지지부진한 행보와 모바일 게임의 가파른 성장으로 닌텐도의 부활을 크게 생각하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닌텐도는 '닌텐도 위'와 '닌텐도 3DS'를 세상에 선보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닌텐도스러운 방법으로 시장에 다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어느 때보다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닌텐도의 모습은 국내 업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닌텐도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이미지와 자산 규모를 생각하면 닌텐도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라고 하는 것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접근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닌텐도의 독단과 신기술의 수용을 벤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트렌드만 좇아가던 국내 게임 시장에 있어 가장 필요한 요소가 닌텐도의 행보가 아닐까.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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