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해외 VR산업 현황은…국내 실정 맞는 산업 생태계 조성 바람직

우리나라와 해외의 가장 큰 차이점은 VR게임을 즐기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북미나 유럽 등 서구권 지역은 ‘홈 엔터테인먼트’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집 안에서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거실이나 큰 방이 있지만 우리는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중국의 경우 아케이드형식의 VR방이 대거 보급되면서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도 우리 실정에 맞는 산업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적극 육성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VR게임 시장은 개인 유저보다는 VR방, 전문 카페 등 매장과 체험존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국내 시장은 아직까지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반대로 해외 시장, 특히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과 최대 규모의 VR 시장으로 평가 받는 중국은 우리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내와 비슷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던 중국은 일찌감치 VR 플랫폼을 아케이드 게임으로 보고 집중 육성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VR 기기가 가장 먼저 공급된 북미 및 유럽 지역 역시 국내시장과 마찬가지로 비싼 가격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콘텐츠로 성장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국내와 달리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기어VR’ 등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기기의 가격이 점차 낮아지면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해외 업체들은 완전히 새로운 VR콘텐츠를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에 나온 작품을 VR 게임으로 만들어 나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전혀 새로운 타이틀보다는 기존에 출시된 게임을 VR로 만들고 있어 제작 기간을 단축하면서 퀄리티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미 ‘배트맨: 아캄나이트’와 ‘바이오하자드7’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 등은 VR모드를 별도로 지원해 기기만 있으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스카이림VR’ ‘파이널판타지15’ ‘둠 VR’ 등의 작품들도 올해 및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이런 행보는 자연스럽게 VR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기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많은 사용자들이 VR 기기를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VR게임 타이틀이 마켓을 통해 꾸준히 론칭되고 있다. 이들 작품은 국내 게임과 비교했을 때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바로 VR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의 경우 다방면에 걸쳐 VR분야가 활용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진행된 국방 및 우주항공 분야를 넘어 헬스케어,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핵심 사업에도 VR 기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해 화웨이와 샤오미 등 하드웨어 업체들은 관련 기기 개발에 착수했고,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도 VR 기반 쇼핑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해를 VR 산업 원년으로 삼고, 전 영역에서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으며 쌍방향 인터페이스와 광학 필드 기술 등 일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현재 중국은 북미 지역과 함께 VR 최대 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는 HTC 바이브나 오큘러스가 아닌 자체 VR 기기가 유통되고 있고, 별도의 PC나 모바일 기기 연결 없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내장형 기기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중국 등 해외 VR시장은 각기 다른 환경을 바탕으로 시장을 키워가고 있지만, 국내 VR시장은 제대로 크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한다면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생태계에 맞도록 VR게임이 유통되고 플레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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