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공모에 총 23명이 응모한 것으로 나타나 이 기관의 장자리가 여전히 인기가 높은 직위임을 다시한번 입증해 줬다. 그렇다면 왜 이 자리가 그렇게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일까.

일단 기관장에 선임되게 되면 차관급에 준하는 예우를 받게 되고,  사무실도 그에 준하는 규모를 쓸 수 있다. 연봉 규모는 정부 산하기관장 가운데 어림잡아 중간급에 해당되고, 일정 규모의 판공비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적인 것보다는 한콘진 원장이란 직책과 자리의 상징성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콘진이라는 기관이 문화산업 콘텐츠 지원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긴 했지만 학술적 기관이란 이미지가 강한데다, 대한민국 콘텐츠를 사실상 주도하는 게임과 방송, 음악, 출판, 애니메이션 등을 사실상 총괄한다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또  조직 구성원 역시 석박사급 직원들이 적지 않다.

그런 곳의 수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콘진 원장 자리는 방송계 또는 정치권 인사가 독차지해 왔고,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란 비아냥을 감수하면서도  자리를 마다하지 않고 꿰차고 들어왔다.  

이번 원장 공모는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 심사로 진행. 2차 최종 심사를 마친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들 가운데 3인을 정부(문화체육관광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따라 이들의 신원 조회를 거쳐, 적격하다 판단되는 후보자 1인을 선정, 늦어도 연내에는 새 원장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3인의 원장 추천 인물 못지않게 이번에 공모에 참여한  23인의 면면들이다.

진흥원 주변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는 무게있는 인사도 포함돼 있지만, 다소 흠집이 있는 함량 미달의 인사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치권에 줄을 댄 인사와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문 재인 정부에 일정 역할을 했다고 믿는 이들의 이름도 눈에 띠었다.

재미있는 것은 1차 합격자 발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인사들이다. A씨는 1차 합격엔 자신했으나 떨어졌고, A씨의 후배인 B씨는 1차합격자 명단에 들었다. C씨는 양다리를 걸친 경우. 현직 모처 기관장인 C는 이번 공모를 통해 말을 갈아타려 했으나 낙마했고 D씨는 자신의 경력에 비춰, 당연히 1차는 통과할 것이라고 믿었으나 2차 면접장에는 가질 못했다. 이에따라 일부 응모자들은 한콘진의 1차 서류 심사 기준이 무엇이냐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더게임스 박기수 기자 daniel86@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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