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이 개발한 온라인 배틀로얄 게임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게임 공개 반년 만에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비록 1위를  차지한 날이 지난 18일, 단 하루에 그쳤지만 앞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활화산의 잠재성의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게임은 지난 2012년부터 무려 5년간 철옹성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0.6% 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밀어 내며 1위를 차지했다. 아쉽게도 하루만에 다시 그 자리를 ‘LOL’에 내주고 말았지만, 국내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고, 청소년 이용가 버전이 추가될 서비스 일정 등을 고려하면 그 성장의 폭발성과  잠재력은 가히 무궁 무진하다 할 것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그동안 외산게임들이 장악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블레이드&소울’ 등이 국산 게임의 자존심을 보여주긴 했으나 ‘LOL’이 등장한 이후 어깨한번 제대로 펴지 못했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무너뜨린 그 수모의 세월이 무려 60개월, 1800여일에 달한다.    

그럼으로써 드러난 산업적 피폐는  “아무리 해도 안된다”는 것이었고 “온라인게임의 시대는 끝났다”는 정신적 공황 상태를 드러낸 것이었다. 백약을 써도 소용이 없었다. 한번 무너져 내린 자존감은 그렇게 게임에 나타났고, 그렇게 전가됐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시장을 모바일게임에 넘겨줬다.

그런데 혜성처럼 블루홀이 나타났고, 뉴스의 중심에 섰다. 국내 유저들에게도 생소한 배틀 로열 장르를 들고서다. 또 국내 서비스에 앞서 글로벌 유통 플랫폼인 ‘스팀’을 통해 사전구매 방식라는 판매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블루홀은 혜성처럼 다가온 업계의 신예가 아니다. '테라'를 통해 개발력을 인정받아온 게임계 중견 기업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 주목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쳐다 보지도 않았다. 개발비 마련을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갖은 소문을 뿌리치고 거뜬히 해 냈다.

이 작품은 탄탄한 구성과 경쟁 요소를 바탕으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고 동접 200만과 1500만장의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게임업계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 작품이 앞으로 어떤 기록을 작성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은 두드리며 열려고 하면 문은 반드시 열린다는 교훈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또 무엇보다 게임인들의 자존감을 다시 되찾아 주었다.  안되는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며,  온라인게임이 종막을 맞이했기 때문에 시장이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제대로 팬들의 의중을 살피지 못하면서 무대 순서를 놓쳤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배틀 그라운드'가 앞으로 어떠한 금자탑을 쌓아 나갈 것이냐는 것과 이를 교훈으로 삼아 게임인들이 어떤 게임을 만들어 낼 것이냐는 점이다.  하나는 그들이 하기 나름이지만, 또하나는 게임인들이 풀어 나갈 숙제다. 

게임인들에게 온라인게임시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배틀 그라운드'의 흥행은 이를 시사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