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와 인정단체 자격을 완전히 상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부해 왔던 우리 e스포츠계의 위상은 곤두박칠 치고만 셈이 됐다.

이로 인해 e스포츠를 통한 민간 교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 e스포츠연맹 회장국의 지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국내 스포츠단체에서 조차 자격을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대외적으로도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e스포츠협회측은 이에대해 대한체육회가 지난 8월 준가맹 단체 자격 요건을 다소 완화함에 따라 준가맹단체 지위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협회측의 희망대로 그렇게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지위를 회복할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다.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가 이렇게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사이에  중국 e스포츠계는 무섭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그들은 2004년부터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해 왔다. 또 e스포츠 육성을 위해 텐센트 등 게임 기업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왔다. 그동안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일본 조차도 최근 e스포츠를 적극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쟁국들은 e스포츠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적극적인 육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종주국이라는 타이틀만 강조하며 뒷짐만 져 왔다. 특히 전병헌 전 회장의 정치적 영향력에 너무 크게 의존해 왔던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체육회는 작년 통합 체육회로 출범하면서 가맹단체의 자격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의 현실인식을 보면 예고된 인재로 밖에 볼 수 없다. 더군다나 대한체육회는 1년 간의 유예기간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한채 지위와 자격을 날려버린 것이다.

이에대해 e스포츠 일각에선 협회측이 너무 성급하게 준가맹단체에 가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 시·도 체육회 가입을 우선 과제로 해 내실을 다졌어야 했는데, 과욕을 부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시성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e스포츠협회는 이번 파문을 계기로 준가맹 단체의 지위와 자격을 다시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석으로 있는 회장 등 임원진을 선출하는 등 조직 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일로 인해 크게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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