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통합과정서 조건 강화돼 탈락…국제 e스포츠계 주도권 행사 차질 우려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와 인정단체 자격도 완전히 상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8월 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9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결선 모습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와 인정단체 자격도 완전히 상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제 e스포츠계의 주도권 행사가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11일 e스포츠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가 작년 통합체육회를 출범하는 과정에서 자격요건을 강화해 한국e스포츠협회를 유보단체로 강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체육회의 회원단체는 가맹과 준가맹, 인정단체 등 3개 단계로 구분되고 있다. e스포츠협회는 지난 2015년 1원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로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이에대한 기준이 강화되면서 자격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체육회는 지난해 3월 생활체육과 엘리트스포츠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가맹경기단체 등급분류 기준 강화'에 따라 기존 회원 단체에 대한 재심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한국e스포츠협회는 준가맹과 인정단체 자격이 박탈되고 1년간 유보단체로 지정됐다가 최근 재심사에서도 인정받지 못해 체육회와는 무관한 단체가 됐다.

이에따라 e스포츠계에서는 협회가 전병헌 전 회장의 영향력에만 의존해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세계 e스포츠계를 이끌어온 우리나라의 위상도 크게 저하될 수 밖에 없게 됐다. 

또 일부에서는 e스포츠협회가 성급하게 준가맹단체에 가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 시·도체육회 가입을 우선과제로 해 내실을 다졌어야 했는데 보여주기 위한 결과물에만 치중해 서둘렀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협회는 대한체육회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자격기준이 강화됐고,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 결국 비회원 단체가 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협회 한 관계자는 "2015년 준가맹단체 승인 당시에는 지회 가입과 같은 조건이 없었고, 통합체육회 설립 이후 새롭게 생겨났다"면서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이 요건을 충족시키기엔 현실적으로는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가 지난 8월 준가맹단체 자격 요건을 다소 완화해 e스포츠협회의 준가맹단체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단체 인정 기준으로  아시안게임 종목에 선정된 단체와 1개 이상의 시ㆍ도지회를 확보하는 단체의 경우 준가맹단체로 인정해 주기로 결정했다.  

e스포츠는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확정됐으며, 현재 11개 시도에 지회가 운영되고 있어 이를 전환할 경우 다시 준가맹단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게 e스포츠계의 기대다. 

여기에 정규 스포츠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하고 있으며, 또 기반 조성을 위한 정부차원으로 지원 정책이 펼쳐지고 있어 준 가맹단체 인정 여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회는 이를 위해 작년부터 '공인e스포츠 PC클럽' 사업을 통해 이들 클럽을 지회로 확대 발전시키는 등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e스포츠협회의 체육회 준가맹단체 지위 회복을 위해 적극 돕고 있다.

문화부 한 관계자는 "체육회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가맹기준이 강화됨으로써 e스포츠협회의 자격이 상실되는 파열음을 낳게 했다"며 "현재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확정된데다 시도지회 가입 문제도 자금 문제로 인해 다소 미뤄지고 있긴 하지만 시간이 걸릴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대한체육회 준 가맹 단체 지위 상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곧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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