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e스포츠 발전 방향은(하)…업계ㆍ정부 적극적 지원 절실

우리나라의 e스포츠 종주국 위치는 지난 몇 년간 경쟁국들의 매서운 추격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내 게임산업과 관련해 e스포츠 분야는 종주국이라는 단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내세울만한 몇 없는 분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이런 종주국 위치가 지난 몇 년간 다른 국가들의 매서운 추격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종목 다변화와 정부의 지원 확대, 방송 체계 개편 등을 통해 우리나라만의 경쟁력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경쟁 국가를 상대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에서도 제외됨으로써 국제적 위상이 크게 실추된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더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가장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나라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는 e스포츠 사업 확대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약 1000억 위안(한화 약 16조 67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리그 및 토너먼트 유치를 위한 경기장 건설, 예비 선수 육성과 협회 창단 지원 및 유지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또 e스포츠 테마파크도 조성된다.

텐센트는 최근 e스포츠 전문 방송 채널 'ESPTV'와 중국 동부 우후 시에 e스포츠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왔다. 이번 5개년 계획에는 지난 5월 발표한 두 프로젝트가 모두 포함되며, e스포츠 대회 운영을 위한 인터넷 및 클라우드 서비스, 게임 개발 등과 같은 기술 지원 사업에도 투자가 이뤄진다.

북미와 유럽의 경우 스포츠클럽과 축구구단 등 정통 스포츠 분야에서 e스포츠에 대한 투자에 나서며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와 프랑스 PSG, 도길 살케04, 터치 페르니바체 등 축구 클럽들이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을 창단하거나 인수했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샤키 오닐 등 유명 스포츠 선수들도 e스포츠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e스포츠 팀들은 참가 종목을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확장하며 종목 다변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베인글로리'와 '클래시로얄'을 종목으로 한 e스포츠팀이 운영되고 있으며, 관련 선수 및 중계진들도 증가하고 있다.

e스포츠 관계자는 "이미 수억 명의 팬을 보유하고 미래 시장가치도 높기 때문에 기존 스포츠 자본의 e스포츠에 대한 러브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대자본에 맞서기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외국의 발 빠른 공세와 비교하면 국내 e스포츠 시장은 상당히 더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가능성과 정부의 진흥 정책이 더해지면서 종주국으로서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먼저 게임 업체들은 e스포츠계와 본격적인 협력 행보를 보이면서 글로벌 정식 스포츠화를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크로스파이어'와 제페토의 '포인트블랭크'를 정식 스포츠종목으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이들 업체가 직접 대회규모를 확대시키고 현지 스포츠단체와의 협력 및 파트너십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는 컴투스가 '서머너즈 워'를 e스포츠 종목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11월 개최되는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종목으로 '서머너즈 워'를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e스포츠사업 진흥을 위한 예산 증액 등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e스포츠 활성화 지원 예산을 올해 대비 68% 늘어난 45억 800만 원을 책정했다. 항목별로 보면 e스포츠 국내 대회 지원에 9억 2000만원 e스포츠 활성화 정책 지원에 7억 원, e스포츠 글로벌화 지원에 8억 8800만 원, 아마추어 e스포츠 생태계 조성에 10억 원, 신 한류 콘텐츠 산업기반 조성에 10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e스포츠 관계자는 "중국과 북미, 유럽의 e스포츠 산업은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조성을 통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국내의 진흥 정책은 분야별로 집중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여 빠른 시장 성장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장기간 시장 확대를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규모 성장이 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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