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시각서 2차대전 참상 조명…업계도 종전방식 과감히 벗어날 때

올 상반기 극장가에서 이슈가 된 작품은 역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 규모의 후퇴 작전인 ‘다이나모 작전’을 다룬 영화 ‘덩케르크’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취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임에도 불구, 국내에서만 27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다이나모 작전’은 덩케르크에 고립된 연합군이 독일의 공세를 피해 33만 명이 넘는 병력이 안전하게 철수한 작전으로 공격 작전이 아님에도 성공적인 성과를 달성하면서 전쟁사에 여러 가지 의미를 주고 있는 작전이다. 특히 자유 프랑스의 주축이 될 수 있는 병력이 이 시기에 영국으로 무사히 후퇴했다는 점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런 실화의 특징이 영화에 그대로 반영된 것일까.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통제 아래 기존 블록버스터 영화와 전혀 다른 연출과 기록을 가지게 됐다. 감독 특유의 연출과 아이맥스 카메라를 사용한 촬영, CG 사용을 극히 제한한 리얼리티 강조는 영화 상영 전부터 홍보에 활용될 만큼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덩케르크’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이 나왔던 제2차 세계대전이란 소재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특히 전쟁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적군으로 묘사돼 왔던 독일군이 제대로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장의 참상과 긴장감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점은 영화사적으로도 큰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필자는 ‘덩케르크’를 접하고 난 이후 개인적으로 국내 게임 시장 역시 이런 시도가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기존에 많이 활용된 소재를 이용하더라도 충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지금 게임시장에 필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을 소개로 한 영화는 2차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 선전용 영화를 시작으로 현재 다양한 블록버스터 및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일일이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소재 활용에 있어 많은 관객들이 질리지 않고, 그 같은 소재의 영화를 찾는 이유는 소재를 표현하는 방식이 작품 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비단 ‘덩케르크’ 뿐만 아니라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전투의 방식, 주인공, 스토리 전개 등에 따라 여러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인물을 따라가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헥소 고지’와 같은 작품이 있다면 사건을 따라가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퍼시픽’ ‘아버지의 깃발’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 시장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성공 방식으로 짜여진 시스템과 소재를 활용해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유저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을 하면서 국내 게임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시장에서는 흥행이 검증된 소재와 시스템을 통해 실패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이는 수익을 통해 회사 운영을 이어 나가야 하는 기업으로서 당연한 방어적 조치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보면 게임 형태 자체를 너무 단순화시켜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지적할 수 도 있는 노릇인 것이다.

‘덩케르크’를 보면서 같은 소재라도 새로운 방식과 접근을 통해 시장에서 높은 평가와 흥행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흐름은 게임 분야에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소재는 영화에 버금갈 정도로 다양해 졌다. 그렇다면  이를 색다르게 활용만 할 수 있다면 무궁무진한 작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덩케르크'가 게임업계에 던져 주는 또다른 메시지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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