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처럼 역동성은 주춤 '아쉬움' ...그래도 여전히 놀이문화의 꽃으로

 1년 전과 비교해 PC방의 현재의 모습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또 3년 전, 혹 5년 전의 그 모습은 어땠을까. 어제의 풍경이 오늘과 같지 않듯, 지난날의 장소와 그 속의 사물들은 변화라는 비가역적 현상을 내포하고 있다. PC방도 예외는 아니다. 

PC방의 어제와 오늘을 들여다보면 하드웨어 시장과 맞물려 끝없는 변화를 꾀해 왔고, 동시에 이용자들의 달라진 소비행태에 따라 탈바꿈을 거듭해 왔다.

2000년 초 중반, PC방은 말그대로 호황기 였다. 몇 작품의 게임이 뜨게 되면  그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게임 전략을 짜는 속닥거림과, 승패 향배에 따라 환호와 탄식이 갈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같은 풍경을 만나볼 수 없다. 역동적이고 마치 폭풍을 몰고 오는 듯한 휘몰아치는 힘이 사라져 버렸다. 30~40대들은 그래도 PC방을 그렇게 기억하고 싶어한다. PC방은 그래서 지금도 그들의 귀소 본능을 자극하는 곳으로 불리며 명맥을 이어간다.    

게임의 형태와 방식, 그리고 그 게임을 구동시키기 위한 PC의 변천사도 그들의 머리속에 고스란히 갈무리돼 있다. 몇몇 게임은 세월의 흐름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지금도 게임 순위 안에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반면, 이미 자취를 감춰버린 대작 게임들도 있다. 그런 게임들은 이젠 그 시절 그 때의 게임으로 취급될 뿐이다. 그럼에도 PC방 그 자리엔 그런 작품의 편린들로 인해 어지럽게 꽂혀 있다.

PC방의 잇단 변화된 모습과는 달리 크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 옛 것을 지키고 있는 것은  요금제와 결제방식이다. 각 업장 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거의 대동소이하다. 

PC방에는 회원과 비회원의 이용자들로 구분된다. 회원에 가입하면 원하는 자리에 앉아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끝이다. 반면 비회원은 카운터에서 카드를 받아와 거기에 적힌 번호를 입력한 후 이용해야 한다. 회원과 비회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용료.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할인된 가격과 긴 이용 시간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다만 결제방식은 과거와는 약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카드를 이용하는 곳도 있지만, 대다수 PC방들은 카운터에 결제 기계를 설치해 최초 결제 및 추가 결제까지 혼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두고 있다.

PC 사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 PC방들이 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인테리어다. 또 모니터도 대부분 27인 이상의 대형 모니터를 쓰고 있다.  고급형 PC방의 경우 듀얼 모니터가 기본이고, 모니터를 통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멀티태스킹 기능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기계식 키보드를 갖춘 PC방도 많다. 자판을 누를 때의 타격 소리와 촉감이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와 달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자판에서 LED가 나와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도록 하는 LED자판을 갖춘 곳도 있다.

PC방하면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라면이 주종을 이뤘다면 지금은 핫바 같은 간식 거리에 김치볶음밥과 같은 식사 종류까지, 메뉴도 한층 다양해졌다.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결제한 품목과 결제 방식을 선택해 주문하면 직원이 직접 먹기 편한 상태로 만들어 가져다 준다. 얼마짜리 지폐로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결제 방식을 고를 수 있도록 해 놓았기 때문에 음식을 서빙할 때 거스름돈까지 미리 가져온다. 결제도 그 자리에서 이뤄진다.

PC방 업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편리하도록 설계돼 있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예전처럼 장시간 PC를 사용한 이후 결제를 하지않고 달아나거나 하는 등의 불미스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한 PC방업주의 설명이다.

PC방이 변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변천하고 기기에 따라 달라지고 게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호황은 누리지 못하지만 그 시절 그 때의 그 사람들로 꾸준히  PC방을 챙겨 나가고 있다. 어찌보면 지금도 그들이 PC방을 받쳐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세월의 장사를 이겨낼 수는 없는법, 분명한 것은 예전의 영화를 다시 재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PC방 업주의 한 관계자는 " 새로운 놀이문화가 생겨나는 등 신업종의 업태가 언젠가는 생겨날 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PC방은 여전히 젊은이들의 놀이공간으로서 굳건히 자리할 것"이라면서 "세월의 변화에 따라 PC방도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서 있지 않고  계속 변모하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정형기 인턴기자 mehrlicht@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