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요금 지역마다 천차 만별 .... 갈수록 채산성 악화 대책마련 절실

PC방은 게임 시장과 함께 성장해 왔고, 한국 고유의 오락 공간이자 문화산업의 한 축으로 평가돼 왔다. 그런 평가 속에 내 달려온 PC방들의 간판이 최근들어 급격히 줄고 있다.

 PC방 업계의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 것은 최근 일은 아니다.  경기 침체에다 게임 플렛폼의 변화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PC방 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PC방 업계는 채산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부가 사업을 추진해 왔다.

PC방 수익구조는 크게 기본 PC 요금과 부가 매출로 나뉜다. PC 요금은 말 그대로 일정 시간당 사용 요금을 받는 것이고, 부가 매출은 이른 바 먹거리 판매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PC방 수입의 근간이 되는 PC 요금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일 정도로 널뛰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당 2000원을 받는 곳도 있는 가 하면 100원짜리 PC방도 등장한 적이 있다. 최근들어 잠시 잠잠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PC방 업주들의 가격 경쟁이 자제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언제든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PC방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PC방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부문이 먹거리 등 부가적인 수익 창출 사업이다. 일부 PC방 업주들은 이를위해 카페나 레스토랑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임장 디스플레이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려 하고 있다. 단순히, 게임 이용시설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과 함께 젊은 층의 감각을 따라가지 못하면  동종 업종간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는 서바이벌 심리를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 역시 PC방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 부가 사업이란 것도 근본적으론 PC방을 이용하는 고객을 전제한 것이어서, 그 이용률이 낮아질 경우 부가사업의 의미는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PC방 분위기를 전환하는 문제도 밝고 깨끗해 졌다는 일각의 긍정적인 평가 속에도 불구,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데다 PC방 시설로, 선진 커피숍을 구현하려는 전문업체의 그 것과 플랜차이즈 음식점 등과는 근본적으로 경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PC방 점유율 리서치 기관인 게임트릭스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 PC방 평균 보유 PC 대수는 81.91대, PC방당 하루 평균 사용률은 28.87%로 나타나고 있다.  또 40~49%의 하루 평균 사용률을 보이는 PC방 비율은 6.49%,  20~29%는 35.33%, 20%미만은 35.63%로 집계됐다. PC방의 안정적인 가동률을 40%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이 조건에 맞는 사업장들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PC방 업계의 채산성 악화는 앞서 언급한 내부적인 요인  뿐만 아니라 금연법 시행 등으로 인한  외부적 요인도 크다. 특히 인상된 최저 임금 역시 PC방업계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국인터넷 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는 이에따라  정부에 업계의 현실을 전달하는 등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수용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 최근 인문협이 가격 문제를 두고 블리자드측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도 어찌보면 절박한 PC방 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 과거 PC방 업계가 온라인 게임업계를 부양했다면, 이번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업계가 PC방 업계를 견인해 주어야 하는데 그런 상호 윈윈 전략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게 우리 게임업계의 현실이고 보면 너무 냉혹한 면만 게임업계에서 드러내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금요일 오후 2시께 기자가 직접 찾아간 영등포구의 몇몇 PC방들은 대부분 좌석이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소 이용자는 늘어났지만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다. 시계는  한참 피크 시간대인 4시를 향하고 있었으나 이용자들은 더이상 증가하지 않았다. 한 PC방은 고급 PC를 비롯한  주변기기를 대거 갖춰 놓았으나 이용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기자가 좌석에 앉아 먹거리를 주문하자 직원이 직접  요리를 해다 줬다. 유료 게임에 대한 추가요금은 거의 받지 않았다.

현장에서 기자가 느낀 PC방과 PC방 업주들의 분위기는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함과 함께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이 그대로 읽혀졌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와 젊은이들의 오락 공간으로서, 또 문화산업의 텃밭으로 자리를 잡아온 PC방 업계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더게임스 정형기 인턴기자 mehrlicht@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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