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원 소프트맥스 전 사장이  최근 새로운 게임업체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여년 전 PC패키지 게임 ‘창세기전’ 등을 통해 척박한 게임시장을 일궈냈던 그는 아쉽게도 온라인게임으로 트렌드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쉽게 적응을 하지 못했다. 이후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그는 결국 지난해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소프트맥스의 지분을  처분하고 자연인의 신분으로 돌아갔다.

업계에선 그가 다른 여성 CEO들처럼 게임판을 떠나 재야에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를 창업했던 김양신 대표나 컴투스를 창업했던 박지영 대표 등이 회사를 매각한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그 같은 전망을 낳게 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1년여 만에 새로운 게임업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정 전 사장이 지난해 회사를 매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처지가 얼마나 어려웠으면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그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만 하다는 동정론도 적지 않았다.

지금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주도권이 넘어오면서 과거와 달리 더욱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두 명이 개발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수십명이 몇 년에 걸쳐 대작을 개발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구글과 애플이라는 오픈마켓의 등장으로, 국내 업체 뿐만 아니라 글로벌업체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성공한 업체는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몇몇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런 극한 상황에 처한 시장을 두고 그가 다시 도전장을 꺼내 든 것이다. 

그의 컴백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성 게임인  1세대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게임계에는 과거 적지 않은 여성 CEO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존재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20여년 동안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도 있고, 그 노력이 다시 결실을 맺는다면 그에게나 업계에나 모두 좋은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그의 새 도전을 지켜보면서, 무엇보다 이번 만큼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고  재기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해서 많은 챌린지 여성들에게 희망과 목표가 돼 주었으면 한다. 그의 소리없는 장도를 지금부터라도 다시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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