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게임 中企 인력난 원인은(하)…정부가 나서기는 역부족

중소게임 개발 업체들의 경력직 부족 문제의 핵심은 경력자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베테랑 경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경력직들이 굳이 열악한 근로여건과 적은 연봉의 중소기업에 들어가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외국 업체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많은 경력자들이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력직 개발자를 업체와 연결시켜주는 헤드헌터들도 최근 해외 클라이언트들의 의뢰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력자를 구하기 힘든 중소기업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경력직의 해외 업체 취업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해외에 거주하며 업무를 본다는 리스크 자체가 큰데다가 언어의 문제 역시 크게 작용해 실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외국 게임업체들이 최소한의 의사소통만 해결되면 바로 경력직을 채용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미와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 간간히 이뤄지던 해외 취업이 최근 일본, 유럽 등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직종도 프로그래머 뿐만 아니라 그래픽 등 전 직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최근 경력직 수교가 급증하면서 국내 헤드헌팅 업체를 통한 스카우트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 업체들의 한국 개발자 모셔가기 붐은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경력이라도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발 프로젝트 투입 이후에도 빠르게 팀원들과 소통하고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외국 업체들 역시 자국 내 경력자들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도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한국 등 해외 개발자들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일본 등 몇몇 국가에서는 전문인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해외에서 경력자를 찾는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로 이직한 개발자들은 근무환경과 연봉 등에서 큰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언어와 비자, 거주지 등과 같은 문제가 있지만 국내에서의 열악한 업무 환경과 과도한 업무량 등과 비교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 하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경력자들이 외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같은 인력 유출에 대해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 지원정책이 개발비와 수출판로 지원 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인력수급을 위한 채용박람회가 열리고 있지만 시장 전체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크게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정부에서도 국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글로벌 업체의 취업을 장려하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나서서 경력 개발자의 해외 유출을 막기 보다는 업계의 환경을 바꿔 경력자들이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소기업들의 근로여건을 조금씩 개선하고 경력자들이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대기업들이 근무환경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도 이를 적극 도입해 나간다면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무환경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소업체들의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며 “경력자와 함께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소중한 인력들을 붙잡아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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