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게임 中企 인력난 원인은(상)…즉시 써먹을 인재없다 '아우성'

중소 게임업체들이 최근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경력직 개발자는 찾아보기 어렵고 신입 개발자는 뽑을 수 없는 여건이다 보니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놓고 마무리를 하지 못해 속앓이만 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게임의 중심 축이 모바일로 옮겨간 이후 이 같은 구인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인력난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돈 없고 비전 없는 중소업체들이 더욱 심각하게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력자들이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나가는 현상이 최근 크게 늘면서 구인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중소업체들의 인력난이 정부의 지원이나 업체의 자구노력으로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소업체라 하더라도 직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작품 성공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하거나 개발자의 자율권을 보장하는 등 경력자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게임 분야 리쿠르트 사이트와 업체들을 확인해 본 결과 구직자와 구인업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부분에 대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인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구직자들 역시 대학교 졸업자뿐만 아니라 전문 교육기관에서 매년 수백 명의 졸업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체적인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게임산업은 IT업종 중에서도 개발 인력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짜는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 퀘스트와 시나리오, 전체적인 게임의 설계를 담당하는 기획자,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사운드 디렉터와 전체적인 밸런스와 완성도를 체크하는 QA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구인업체ㆍ구직자는 넘치지만…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개발자가 필요하다 보니 늘 구인광고가 넘치고 있다. 또 직원들을 통한 추천도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니즈에도 불구하고 취업이나 구인에 성공한 경우는 손에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신입 사원의 경우 원하는 업체에 취직을 하기 어렵고 구인업체들 역시 필요로 하는 직원을 찾지 못해 장기적인 구인난에 시달리며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대기업들은 큰 어려움 없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채용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의 경우 필요로 하는 인력을 찾기도 어려워 늘 인재가 부족한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개발 경력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왜 찾기가 힘들어지는 것일까. 이는 크게 두가지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개발자들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현상이다. 또 하나는 경력자들이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떠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늘 경력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업체들의 구인난은 게임 트렌드가 모바일 중심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 구조적인 문제 해결 쉽지 않아

이에 따라 신입 개발자들의 경우 일자리를 찾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처럼 어렵다는 게현장의 분위기다. 대기업들이 1년에 한 두번 실시하는 공채와 경력직 수시 채용 외에는 입사 창구가 없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 역시 경력자를 먼저 찾기 때문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기다 어렵다는 것이다.

그나마 몇몇 업체들이 운영하는 인턴 프로그램이 신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또 인턴십으로 입사한다 해도 정규직으로 100% 전환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고용 불안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모 업체의 경우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을 단 한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아 비난을 사기도 했다.

경력자는 부족하고 신입사원을 뽑을 수 없는 이런 상황에 대해 업계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 트렌드가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되면서 게임 개발 기간이 크게 짧아졌는데, 이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선 경력직 구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균 2~3년을 잡던 게임 개발 프로젝트 기간이 1~2년으로 줄어들며 경력자들의 테크닉이 필요한데 신입사원으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경우 새 모바일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 회사 내 경력자를 우선 배치하고 추가 인력 역시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하고 있다. 본적인 개발 일정을 평균 1년으로 잡고, 추가 콘텐츠 및 테스트 등을 위해 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런 구조의 경우 신입 개발자들은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입 개발자들을 교육하고 프로젝트를 이해시키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차라리 적은 숫자의 경력자들에게 추가 근무를 통해 결과물을 뽑아내는 것이 빠른 게임 출시를 위해 유리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경력자를 여유 있게 운영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빠듯하게 인력을 운영할수 밖에 없다. 회사의 경제 상황에 맞는 경력직을 충원하지 못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기존 인력들을 투입해 개발해야 하며 출시할 때까지 정해진 기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업무 계획 및 개발 스케줄을 소화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여유 없는 개발 일정도 한 몫

이러한 구조로 인해 중소업체들은 상시적인 인력난에 허덕이면서도 필요로 하는 경력직을 뽑는 것도 미래를 위해 신입사원을 뽑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이 모바일 게임에 집중되면서 짧은 개발기간을 요구하게 됐고, 이는 업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회사의 입장에서 신입직원을 뽑아 체계적으로  키워 핵심 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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