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을 대세로 자리잡게 만들다…도전 못한 개발업체 도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출시 10주년을 맞이했다. 아이폰은 10년 전인 2007년 1월 10일 ‘애플이 전화기를 재발명했다’라는 문구와 함께 등장했고, 6개월이 지난 6월 29일 북미 지역에 정식 출시되면서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됐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 있어서 아이폰은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게임을 즐기는 메인 유저 층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모바일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이면서 대중화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콘솔 게임과 온라인 게임에 밀려 비주류로 평가받던 모바일 게임이 주류로 탈바꿈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아이폰이 모바일 게임계에 미친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히고 있다. 바로 터치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주류로 만들었다는 점과 오픈마켓을 통해 유통시장을 활성화 시켰다는 점이다.

먼저 입력방식의 변화는 터치 인터페이스의 대중화다. 아이폰의 조작 방법은 당시 휴대전화가 채용하고 있던 버튼이 아닌 풀 터치스크린에 손가락을 터치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모바일게임 환경에서도 유저가 원하는 대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조작성을 갖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앱스토어’ 오픈마켓의 도입은 모바일 게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줬다. 기본적인 조건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게임을 개발해 앱스토어에 올릴 수 있게 됐고 사용자 역시 앱스토어에 올라온 게임을 다운로드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은 당연한 패턴이지만 당시로선 혁신에 가까운 것이었다.

실제로 과거 모바일 게임 시장은 단순 퍼즐게임 정도만 가까스로 구동이 가능할 정도로 낙후돼 있었다. 하지만 아이폰 등장 이후 이런 고정관념은 사라졌고, ‘앵그리 버드’를 시작으로 ‘클래시로얄’로 이어지는 히트작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나오는 밑바탕이 됐다.

물론 이런 아이폰의 영향이 무조건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나아가지는 않았다. 시장이 빠르다 못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변화하면서 수많은 업체와 개발자들이 좌절을 맛보아야 했고, 기존에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했던 모든 것이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으로 도태된 전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게임 개발과 관련해 여러 주어진 환경에서 게임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트렌드에 민감해 카피캣 게임들이 범람할 수 있다는 단점이 같이 드러났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이 모바일 MMORPG 작품 일색이 된 것 역시 아이폰의 등장 이후 오픈마켓이 메인 프레임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결국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미리 감지한 사람에게 아이폰은 새로운 시장의 시작이었고, 기존 사업 아이템(2G 기반 피쳐폰 게임 개발 등)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판 자체가 바뀌는 시장 고립의 시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새로운 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이란 이름으로 급부상하는 이때가 도전과 준비를 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아이폰 역시 첫 등장했을 때에는 제대로 된 시장 활성화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업계의 표준이 됐다.

이와 동시에 준비를 하면서 단점과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필요 역시 있다고 할 수 있다. 언제 새로운 기술이 과거 아이폰처럼 시장의 기존 틀을 파괴하면서 자신들의 자리를 잡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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