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업계 첫 IP전문 회사 설립…불법복제 막고 가치 높이는 역할

작년에 가상현실(VR) 게임으로 등장한 '포켓몬 GO'는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비록 그 인기가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세계 곳곳에서 포켓몬을 잡기 위해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서비스가 되기 전에 속초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소년들이 버스를 타고 마치 성지를 순례하듯 이곳에 몰려들어 성시를 이룬 적도 있었다.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익숙한 포켓몬이라는 캐릭터가 만나서 이뤄낸 엄청난 성공이었다.

이처럼 판권(IP)의 중요성은 문화산업에 있어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IP가 유명해지게 되면 그에 따른 그림자도 생기기 마련이다. 바로 모방과 짝퉁이 범람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짝퉁은 문화상품뿐만 아니라 가방이나  옷 등 우리 생활필수품에서도 자주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게임의 경우에도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곤 한다.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것이 바로 표절이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캐릭터나 비슷한 일러스트를 만들어 쉽게 돈을 벌어보겠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절시비의 경우 대부분 유야무야 넘어가기가 일쑤다. 그 이유는 상대적으로 법적 소송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몇년이 걸려 소송이 끝날 때 쯤이면 이미 유행이 다 지나고 서비스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게임업계에선 표절시비가 벌어져도 '무서워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강력히 경고하는 차원에서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데 최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국내 게임업체로는 처음으로 IP를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게임 저작권 판매를 위해 별도의 법인인 전기아이피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전기아이피는 게임 IP 전문회사로 위메이드 게임을 통해 파생되는 저작권 사업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메이저를 비롯한 국내 게임업체들은 대부분 해당 사업부에서 판권을 전담해 거래하거나 법률 담당 임원실에서 이를 맡고 있을 뿐 게임 판권을 사고팔기 위한 회사를 설립한 사례는 위메이드가 처음이다.

위메이드는 국내에서보다는 중국에서 더 크게 성공한 업체다. 이 회사는 2000년대 초 '미르의 전설2'를 중국에 서비스하면서 MMORPG시장을 석권하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작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샨다는 이 작품의 퍼블리싱을 통해 중국 최대 유망기업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다. 이후 케이블방송사업 등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고전하기는 했어도 아직도 중국의 게임 게임업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샨다와 위메이드는 중국 사업이 호황을 누리게 되자 초창기의 든든한 동반자의 관계에서 서로 대립하고 싸우는 매우 불편한 관계로 바뀌게 된다. 이로 인해 한국의  개발사인 위메이드와 퍼벌리셔인 액토즈소프트, 그리고 중국의 퍼블리셔인 샨다가 서로 법적소송까지 벌이는 일이 생기고 만다.

결국 이 문제는 샨다가 액토즈소프를 전격적으로 인수해 서비스권리를 가져가면서 일단락됐지만 지금까지도 서로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 등에서 파생된 게임은 줄잡아 2000여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란 점에 대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주력 판권인  '미르의 전설' 시리즈의 경우  현지 게이머들에게 깊숙히 자리를 잡고 있는 작품인데다 '미르의 전설 2'의 인기는 한류 바람의 기폭제가 됐을 정도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위메이드 게임 관련 작품들은 온라인 웹게임 300여개, 모바일 게임 1500여개 등 약 2000여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메이드측이 전기아이피의 설립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란 게 업계의 견해이다. 이미 위메이드 게임 판권은 해외에서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고, 판권 분쟁에서 이니세이티브를 쥐기 위해서는 전담 회사 출범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메이드의 IP전담회사 설립은 이제 시작일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업체들이 이같은 회사를 설립할 것이고 이를 통해 막대한 매출을 거둘 날이 오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 IP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것이 바로 '리니지'라는 브랜드다. 이 작품은 이미 만들어진 지 20여년이 지났다. 그런데 그 브랜드의 가치는 현재진행형이다. 

넷마블게임즈가 내놓은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바일게임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6개월 동안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론칭 초반 한달 만에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에 게임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또 내달이면 '리니지M'이 세상에 선을 보인다. 이 작품은 온라인게임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온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러한 IP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업계의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위메이드가 시작한 IP전담회사가 또다른 기업으로 확대될 지 아니면 그 하나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늦기 전에 우리 게임업체들도 IP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전담할 수 있는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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