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VR게임 상용화 본격화…레이싱 장르 등 작품 풍성

지난해 가상현실(VR) 기술은 게임업계를 포함한 IT 업계 전체에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따라 당시 국내에서도 몇몇 중소 업체 등이 관련기술을 활용한 작품 개발에 나섰으며, 관계부처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또한 다양한 VR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잇달아 공개됐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며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VR은 지난해 시장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했고 올해 시장 전망 또한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VR과 관련된 콘텐츠, 기기, 사업주체, 사업모델(BM) 등 사업 전반에서 새로운 변화 양상이 나타나며 점진적으로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VR산업협회 등이 밝힌 산업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VR 시장 규모는 1조 9601억원에 달라고 2020년에는 5조 727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살펴보게 되면 2020년 시장 규모는 94조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VR 사업 전개의 양상은 중소업체들을 위주로 VR 작품 개발이 실시됐고, VR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의 경우 스마트폰용 HMD 및 플레이스테이션(PS) VR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약 100만 원대의 가격대가 이뤄졌었다. 또한 작품의 경우에도 대부분 1인칭 액션 장르 등에 치중됐으며, VR 기술 자체가 일부 마니아층의 영역으로 여겨졌었다.

# 대기업들도 속속 가세

그러나 올해 다양한 변화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주목할 만한 새 변화는 개발 주체가 중소 업체 및 스타트업 위주에서 대형업체들로 확산됐다는 점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VR 게임 ‘프로젝트 Y’의 개발인력 모집에 나섰다. 회사가 개발하는 작품의 구체적인 내용과 장르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미소녀 연애물 VR 게임을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또 엔씨소프트도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7’에서 VR 게임 ‘블레이드 & 소울테이블 아레나’를 선보였다. 또한 당시 이 회사는 가상현실과 같은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을 확대해 나갈 것을 밝힌바 있다.

이 외에도 탄탄한 중견기업들이 다양한 VR 작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지난 2월 카카오게임즈가 VR 골프게임 ‘VR 골프온라인’을 스팀 VR을 통해 글로벌 출시했다. 또 컴투스도 VR 게임 ‘낚시의 신 VR’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앞서 VR 작품 개발을 실시했던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도 올해 본격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작품 장르면에 있어서도 초기 VR 시장의 경우 간단한 1인칭 액션 게임 및 캐주얼 게임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르 다변화가 이뤄지며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1인칭 액션은 물론 레이싱, 소셜 카지노, 액션 전략, 전략 시뮬레이션, 보드게임,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됐다.

실제 VR 게임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와이제이엠브이알은 이미 레이싱 VR 게임 ‘카트 체이서’를 출시했고, 3인칭 액션 VR 게임 '스매싱 더 배틀’ 바이브 버전을 스팀 그린라이트에 등록했다. 또한 올해 중 소셜 카지노 VR 게임 ‘카지노 피어’ 등 다양한 VR 작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VR을 활용한 성인물 시장도 양지화 되며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근 그린라이트 픽처스는 성인용 VR 플랫폼 ‘VR그린라이트’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또한 실제 플랫폼 출시 이후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중화 위해 판매가 인하

지난해 유저와 업계안팎의 높은 관심에도 VR 시장 대중화가 이뤄지지 못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VR HMD의 가격을 들 수 있다. 워낙 고가여서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연말 국내 출시된 VR HMD ‘HTC 바이브’의 경우 125만원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최근 값비싼 VR HMD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물량을 늘려 시장을 확대하려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오큘러스, 소니 등 VR 기기 업체들이 그동안 VR 대중화에 걸림돌로 지적돼 온 제품가를 인하키로 하는 등 공급 물량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소니는 'PS VR'의 전세계 누적 판매량이 91만 대를 돌파했으며,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량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라 밝혔었다. 이 회사는 추가 생산량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5000만대를 돌파한 'PS4'를 활용하기 위해 100만 대 이상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다른 유명 VR기기 업체인 오큘러스는 가격 인하를 실시했다. 오큘러스는 지난달 2일 ‘GDC 2017’ 현장에서 ‘오큘러스 리트프 + 터치’ 패키지를 598달러(한화 약 67만 5000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오큘러스 리프트’ 단품 패키지 가격이 798달러(한화 약 90만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0만원 가까이 가격이 인하된 것이다.

삼성전자도 ‘기어 VR'의 새로운 컨트롤러를 공개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강화했다. 이전까지 헤드셋 옆 터치패드만을 통해 조작해야 했던 불편함을 전용 컨트롤러를 통해 해결하고, 동시에 게임 등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높이기 위한 방안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테크노블러드코리아, 폭풍마경과기유한공사 등 여러 업체들이 잇따라 다양한 플랫폼의 VR 기기를 국내에 도입하고 있다.

작년 전세계 VR 기기 판매 규모는 약 1000만 대로 예상됐지만, 실제 판매량은 630만 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PS VR'은 품귀 현상을 빚는 등 물량 공급에 실패했고, '오큘러스 리프트'는 제품가가 고가라는 점에서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콘솔과 PC, 모바일 기반의 VR 기기 업체들이 대중화에 본격 나섬에 따라 시장 개황 가능성이 한층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다.

# VR PC방 새 사업아이템 각광

이와 함께 VR을 활용한 사업모델 등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뺴놓??수 없다. VR 시장 초반 일부 마니아들이 개인적으로 기기를 보유하고 즐기던 구조에서, VR 카페, VR PC방, VR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주연테크와 합작을 통해 홍대에 VR PC방 ‘브리즈’를 오픈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잠실 테마파크 롯데월드에 ‘VR판타지지아’가 오픈되기도 했다.

실제 사업 성과 등에서는 현재까진 다소 미미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 같은 인프라 확대로 시장 대중화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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