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게임업계가 바라는 것…강력한 육정의지 보여야 민관 꿈틀

사진 왼쪽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이번 장미대선과 관련해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과 우려를 가지고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으로 어떤 인물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게임산업 정책이 크게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새 대통령이 게임산업 육성을 직접 언급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고 입을모으고 있다. 물론 즉흥적인 발언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한 고민과 검토를 거쳐 나온 발언이 필요한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텐도’ 발언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전 소재 모바일 게임’과 같은 발언은 잠깐 이슈를 끌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업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업계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직접 게임산업에 대한 육성의지를 보여주길 바라는 분위기다. 이전까지 정부의 여러 게임산업 진흥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상황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고 통치자가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지난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2월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아직도 업계에서 회자되는 ‘명텐도’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을 엔고를 활용한 일본 진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요즘 닌텐도 게임기를 초등학생이 가지고 있는데, 일본의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개발해 볼 수 없느냐”고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 주문했다. 이는 한국형 닌텐도 기기, 즉 명텐도의 개발에 대한 여러 시도로 이어졌고 약 석달 뒤 게임파크 홀딩스가 ‘GP2X 위즈’를 개발하면서 이슈가 정점을 찍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은 18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11월 전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국악과 비보이 공연과 같은 융합 콘텐츠, 고전 소재 모바일게임 개발 등을 통해 세계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게임산업의 중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등 주무부처가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육성 정책을 펼치는 등 기존과 다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앞서 거론한 두 사례는 이슈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로 끝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전직 대통령들이 게임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나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이를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게임산업을 보다 심도 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전략적인 지원 발언을 한다면 관련 부처들도 변하지 않겠냐고 전문가들을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선 후보 가운데 게임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문재인 후보가 유일하다. 물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태도를 다르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보 때의 발언을 계기로 게임업계가 강력한 지원정책을 요구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는 새 대통령이 게임업계를 위해 해 줘야 할 과제 중 하나로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로 나뉘어 있는 게임산업정책을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꼽고 있다.

현재 두 부처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나뉘어 게임산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상호 협력을 한다 해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범 정부 차원에서 이를 컨트롤하고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일은 대통령과 같은 최고 통치권자가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권 당시 문체부와 미래부는 상호협력 양해각서까지 체결하며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협력을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게임 규제 완화와 관련된 이슈에 있어서는 문체부 단독 결정이 더 많았다는 점에서 미래부와의 협조를 이끌어 내도록 하는 것이 차기 정부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민주공화제 국가지만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 국가이기도 하다”며 “이제부터라도 대통령이 게임산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지원해 준다면 게임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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