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를 통해 지구종말 시나리오를 예측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화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 최관호)의 온라인게임 ’아키에이지‘를 통해 지구 종말 임박의 행동을 분석한 논문이 ’WWW 컨퍼런스 2017‘을 통해 발표됐다.

김휘강 고려대 교수를 비롯해 강아름 박사, 곽해운 박사, 제레미 블랙번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2년 실시한 ’아키에이지‘ 네 번째 비공개 테스트(CBT)의 2억 7000만개 레코드를 분석했다. 또 이를 통해 지구 멸망이 예고됐을 때 사람들이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연구했다.

’아키에이지‘ 네 번째 CBT는 95일 동안 진행돼 이례적인 것으로 꼽힌다. 유저 데이터가 초기화되는 CBT는 아무리 길어도 한 달을 넘기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경우 세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테스트가 이어졌으며 8000명의 유저가 참여했다는 것. 이에따라 비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게 됐다.

논문의 공동저자 김 교수는 최근 열린 ’게임문화포럼‘에서 ’아키에이지‘가 생활 콘텐츠를 비롯해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대상에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1주간 전투 및 제작을 비롯해 유저 간 소통 등 게임 내 주요 행위들을 추적 관찰했다. 특히 레이드, 인스턴스 던전, PvP 등의 세부 내용까지 파악했다는 것이다.

’지구 멸망‘을 앞둔 인류의 모습을 예상한다면, 폭동이나 약탈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보일 것이란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논문에 따르면 유저들은 테스트 종료가 임박할수록 전투, 채집, 퀘스트 등의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대화를 비롯한 사회적 상호작용에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 행위의 변화를 추적한 결과 유저들은 재화를 흥청망청 쓰거나 탕진하는 경우도 극히 드문 것으로 조사됐다. PvP 및 PK 행위 빈도 역시 일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유저들을 제외하고는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테스트 종료가 다가올수록 채팅 채널에서 긍정적인 성격의 단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거래와 관련된 채팅 채널의 경우 지표가 급격히 하락하는 등의 일부 예외도 있었다.

김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가상세계에 관대하고 이타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향후에도 ’아키에이지‘ 등의 온라인게임을 통해 여러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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